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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美 "가족은 함께 해야" 시위…트럼프 무관용 이민정책 비판

등록 2018.07.01 0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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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불법입국 부모·자녀 분리 정책 비판

격리 가족 재만남 촉구

멜라니아 '난 상관 안 해' 풍자 시위자도 눈길

【워싱턴=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8.7.1. 

【워싱턴=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8.7.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3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개최됐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50개주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 부모·자녀 분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코, 댈러스 등 미국의 주요 도시 대부분에서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분리된 가족들의 즉각적인 재회를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무관용 이민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서 시위대는 '부끄러운 줄 알라'(Shame)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투표로 보여주자", "잔혹함이 아니라 연민을", "수용소를 폐쇄하라" 등의 구호가 보였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다른 곳에서 왔지만 나 역시 이민자"라며 "딸을 내게서 뺏어가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 (불법이민한) 가족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들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시위에서 무대에 오른 한 12세 소녀는 자신의 부모님 역시 서류상 등록되지 않은 불법 이민자라며 "갑자기 추방돼 엄마를 잃게 될까봐 끊이지 않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고 싶어할 뿐인 부모들을 왜 정부가 지지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8.7.1.

【뉴욕=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8.7.1.

일부 시위자들은 자녀들과 함께 참석했다. "가족들은 함께 해야 해요", "아이들을 철창에 가두면 안 돼요" 등의 푯말을 든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워싱턴D.C의 한 시위자는 3개월 아들을 데리고 거리로 나왔다.

 그는 "시작하기에 너무 이른 건 없다"며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빼앗아 철창에 가두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는 상황자체가 어처구니 없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의 한 시민은 "우리는 이 나라의 영혼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네시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는 "아이들에게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보스턴 시위에 참가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순간은 이 나라의 도적적 위기"라며 "대통령의 비도덕적 행동은 우리가 이민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부터 불법으로 입국하는 모든 성인을 기소하고, 함께 온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격리해 수용하는 정책을 이행했다가 미국 내부적으론 물론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러브랜드=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정책 비판 시위에서 한 여성이 '우리 모두 상관해야 한다'고 적힌 재킷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밀입국 아동수용소 방문 당시 '나는 정말 상관 안 한다, 당신은?'(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적힌 재킷을 입어 논란을 일으킨 것을 풍자했다. 2018.7.1.

【러브랜드=AP/뉴시스】30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러브랜드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용이민정책 비판 시위에서 한 여성이 '우리 모두 상관해야 한다'고 적힌 재킷을 입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밀입국 아동수용소 방문 당시 '나는 정말 상관 안한다,당신도?'(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적힌 재킷을 입어 논란을 일으킨 것을 풍자한 것. 2018.7.1.

논란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0일 해당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미 격리된 부모와 자녀를 어떻게 재회시킬 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4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부모와 함께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아이들 중 약 2000명이 집단 구금시설이나 위탁 보호 시설에 보내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아직 부모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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