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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틴 고발 伊여배우 성폭행 파문…여성계 "미투운동 더 강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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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8-21 11:15:02
와인스틴 변호사 "아르젠토의 위선, 놀라울 정도"
일부 팬들, '아동 성애자' 비난 퍼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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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을 용기있게 고발했던 이탈리아 여배우 아시아 아르젠토가 5년전 17세 미성년자 배우를 성폭행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한 돈까지 지불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NYT 보도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예상대로 와인스틴 변호인 측으로부터 나왔다.

현재 재판 중인 와인스틴의 변호사 벤저민 브래프먼은 "아르젠토의 위선이 놀라운 수준"이라며, 와인스틴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르젠토의 주장 자체의 신뢰성을 깍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브래프먼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가장 터무니없는 것은 바로 타이밍이다. 아르젠토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으로 비밀리에 협상을 하는 그 순간, 사람들 앞에서 (성폭행범으로) 와인스틴을 비난하면서 자기 자신을 포지셔닝했다. 그녀는 와인스틴과 성인 간의 동의로 성적 관계를 가졌고, 그런 관계는 4년 넘게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팬들도 분노를 나타냈다. 20일 NBC뉴스에 따르면, 팬들은 아르젠토를 향해 위선자, 아동성애자, 성폭행범 등으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NYT의 보도 내용에 당혹해 하면서도, 아르젠토 건을 '미투(Me Too)'운동에 대한 공격 빌미로 삼으려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투 운동'을 창시한 미국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람들은 이 운동(미투 운동)의 신뢰를 떨어트리기 위해 (아르젠토 관련) 최근 보도를 이용할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지게 내버려두지 말자"고 촉구했다. 또 "이 운동은 구경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운동)"이라면서,  "잘못된 내러티브를 바꾸는데 진지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문화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미성폭력재원센터(National Sexual Violence Resource Center)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로라 팰럼보도 "미투운동은 한 두 사례보다 더 큰 운동"이라고 말했다.

아르젠토와 함께 와인스틴을 고발했던 영화배우 로즈 맥고완은 "우리의 공통점은 하비 와인스틴이 저지른 폭행에 대한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슴이 아프다. 모든 곳에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계속 일해나가겠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성폭행 피해자 상담 전문가인 서맨서 메이니위츠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문제의 복잡성, 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순환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면에서는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YT의 보도 이후 아르젠토 측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아르젠토가 5년전에 캘리포니아 주의 한 호텔에서 당시 17살이었던 남성 배우 겸 록 뮤지션 지미 베넷을 성폭행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지난 4월 38만달러(약 4억원)를 지불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현재 22살이고, 아르젠토는 42세이다. 피해자는 한 영화에서 아르젠토의 아들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NYT가 입수한 문건들에 따르면, 아르젠토는 지난해 와인스틴 성폭행 폭로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던 시기에,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와 보상 협상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베넷의 변호사는 한 문건에서, 자신의 의뢰인(베넷)이 아르젠토가 와인스틴의 성폭력을 고발하고 나서는 것을 보고 과거에 아르젠토로부터 당한 성폭행을 고소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베넷은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면서 350만 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했고, 양측은 협상 끝에 38만달러로 합의했다. 아르젠토 측은 이 돈이 배상금이 아니라, 베넷을 도와주기 위해 준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NYT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 피해자의 행동에 모순된 점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성폭행이 일어난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점심을 먹었는가 하면, 한달뒤 피해자가 아르젠토에게 보낸 트위터 메시지에 '보고싶어요, 엄마!!'라고 썼다는 것이다. 아르젠토 역시 피해자에게 돈을 지불한 이후인 7월 17일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피해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지금까지 해온 일상생활과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려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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