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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기 든 대리기사 집유, 반격한 차주 실형…"정당방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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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9-08 12:48:18
법원 "소극적 방어 한도 넘은 가해행위"
"과속하지 말라"에 대리기사 둔기 들어
차주, 둔기 빼앗아 폭행·주먹으로 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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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차주와 시비가 붙어 먼저 둔기를 쥔 대리운전기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반면 싸움 과정에서 둔기를 빼앗아 대리기사를 때린 차주에게는 실형이 선고됐다. 정당방위 수준을 넘는 폭행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장동민 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차주 A(39)씨에게 징역 8개월을,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리기사 B(52)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차주에 대해 "B씨의 상해 정도와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해보면 A씨의 행위는 소극적 방어의 한도를 넘어 가해행위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라며 "이 같은 싸움의 경우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 행위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도구와 B씨의 상해 부위, 정도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고 현재까지 합의에 이르지도 못했다"라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변론 종결 이후 1000만원을 공탁한 점, B씨의 부당한 공격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리운전 기사에 대해서는 "도구와 범행 내용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고 먼저 A씨를 위협하면서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중한 상해를 입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고 A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제시하면서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9월 대리운전하면서 "과속을 하지 말라"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은 것에 화가나 차량을 주차장에 세우고 둔기를 꺼내들어 A씨의 얼굴을 가볍게 쳤다.

 하지만 이내 A씨에게 둔기를 빼앗겼고 이후 주변에 있던 다른 둔기를 주워들어 다투면서 등과 허벅지, 왼쪽팔을 가격했다.

 A씨는 B씨가 둔기를 꺼내든 것에 격분해 이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다. 이후 B씨가 쓰러지자 주먹으로 그의 배를 3~4차례 가격했다. B씨는 이로 인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에 해당하며,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에 해당하는 참작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B씨가 입은 상해의 정도, 그가 둔기를 꺼내들었을 때 맞붙지 않고 도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B씨 측에서는 "A씨 진술 이외에는 범죄사실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사건 경위, B씨가 차량을 주차장에서 세우기 전 상황까지는 상세하게 진술하면서도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B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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