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형' 요구한 '주차장 살인' 딸들, 피해지원 받는다

남부지검, 29일 심의회 열어 사망구조금 범위 결정

강서경찰서, 심리 상담 포함 유가족 지원 방안 논의

사망한 이씨, 2015년 "남편 분노 조절 안 돼" 호소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강서 주차장 전 부인 살인사건 피의자 김 모(49)씨가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8.10.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20년 넘게 이어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전 남편에게 살해당한 '강서 주차장 살인 사건'의 피해자 딸들이 '범죄 피해자 지원'을 받게 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47)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김모(49)씨를 25일 구속한 데 이어 이들의 세 딸에게 지원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의 신청에 따라 관할 지방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은 장례비와 긴급생계비를 집행했다. 피해자의 사망으로 남은 가족의 생계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유족들은 월 50만원씩 최장 3개월 동안 긴급생계비를 받을 수 있다. 장례비는 최대 300만원이 지급된다.

 구조금은 피해자의 월수입이나 부양가족 수 등을 고려해 지방검찰청에 설치된 범죄피해구조심의회에서 금액을 정한다. 남부지검은 29일 심의회를 열어 사망구조금의 액수를 산정할 방침이다.

 현재 강서서의 피해자 전담 경찰관이 장례 이후 유가족의 심리 상태를 살피고 있다. 장기적인 상담이 필요하면 경찰이 전문 상담기관과 유가족을 연결해준다.

 강서경찰서는 29일 강서구청과 관계 부처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심리 상담을 포함한 유족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해당 지원을 받게 된 유족들은 피해자인 어머니가 평생 아버지로부터 고통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유족에 따르면 김씨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막내딸을 칼과 밧줄 등을 들고 미행해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적도 있다. 실제로 김씨는 이씨의 차량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부착하고 범행 당일 가발을 쓴 채 이씨에게 접근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죄를 준비했다.

 딸들은 아버지를 사형해달라는 취지의 국민 청원글을 올렸다.

 유족의 호소로 20여년 동안 가정폭력과 협박에 시달린 이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피해자를 보호할 실질적인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씨는 김씨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10여 차례 바꾸고 주거지도 6차례 옮겼지만 결국 김씨를 피하지 못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피해자의 접근금지 신청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월15일 오후 9시20분께 김씨가 이씨를 폭행한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출동 이후에도 김씨는 이씨에게 달려들고 술병을 바닥에 내리치려 했다. 당시 이씨는 경찰에게 "남편이 분노 조절이 안 된다.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천 원미경찰서는 재발 우려와 긴급성이 있다고 판단해 다음날 오전 임시조치를 신청했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상해죄로 약식기소됐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피의자에 대해 징역형이나 금고형이 아닌 벌금형에 처해달라는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것으로, 법정 출석 없이 서류만으로 재판이 진행된다.

 김씨는 또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놓고도 계속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협박을 일삼았다.

 딸들이 올린 청원 글엔 이날 오후 2시 기준 13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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