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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한택수 '길고 먼 무지개'·정끝별 '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등록 2018.10.26 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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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한택수 '길고 먼 무지개'·정끝별 '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길고 먼 무지개

1985년 '심상'으로 등단한 한택수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한 시인은 한국일보·서울경제 기자, 뉴시스 제주취재본부 부국장 등을 지냈다. 58편의 시가 담겼다.

'내 마음에 한 줄 금 같은/ 누이와의 별리(別離),/ 내 인생의 긴 그림자였다.// 누이는 어디 사는가./ 밤이면 별의 눈으로 하늘에/ 뜨곤 했다./ 환한 꽃의 웃음으로 호숫가를/ 흔들기도 했다'('오늘은 비가 내린다' 중)

'꿈이/ 내 곁에 있을 때,/ 나는 행복했다.// 내게 아직 꿈이 있는가.// 꿈이 저 멀리서 손짓하며 달려올 때,/ 나는 행복했다.'('꿈' 중)

시인은 "첫 시집을 내고 직장 상사에게 드렸을 때 '지독하게 공부했구나. 이건 오서독스(orthodox)한 거야' 하시면서 반가워하던 기억이 난다"며 "그 시들은 다른 이가 갈 수 없는 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리라"고 밝혔다.

"운명이라는 바위에 삶의 파도는 무던히도 부서졌다. 다시 해안선을 따라 걷는다." 114쪽, 8000원, 나남
[시집]한택수 '길고 먼 무지개'·정끝별 '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

1988년 '문학사상' 시 부문에 '칼레의 바다' 외 6편의 시가 당선돼 등단한 정끝별 이화여대 국어국문과 교수의 시집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조선일보 '정끝별의 시 읽기, 一笑一老(일소일노)'라는 코너에서 연재한 글 중 60편을 선정, 보완해 엮었다.

'삼월이 넘어간다. 이제 곧 장미도 밤꽃도 필 것이고, 금세 구월도 넘어갈 것이다. 휘리릭 휘리릭, 술 술. 우리에겐 늘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고, 사랑할 사람도 많지 않다. 사랑을 노래하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시간, 그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까닭이다. 그러니 김수영의 시를 빌려 이렇게 얘기하겠다, 시간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나는 사랑의 노래를 발견하겠다!'('시간이여 입을 열어라' 중)

정 교수는 "늙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준비하는 삶은 보무도 당당할 것"이라며 "그러니 사랑하고 행복할 일들을 미루지 않을 게 분명하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무사해서 다행이고, 하루를 잘 견뎌내서 대견스럽고, 편안한 잠에 들 수 있어서 고마울 것이다. 우리의 한 생도 그렇게 따뜻하게 긴 잠에 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178쪽, 1만4500원, 해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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