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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희롱·왕따로 딸 잃고 국감장 선 애끊는 父情…"나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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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0-26 18:42:26
2016년 한국거래소서 직장내 성희롱·왕따로 여직원 스스로 목숨끊어
정부·국회 차원 재조사…고용부, 12월 5일까지 조사 후 환노위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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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6.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나영아 이제 아빠 할 건 다했다. 이제 조금 쉴거다." 

한국거래소에 다니며 성희롱과 집단 따돌림 피해를 입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딸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국감장에 선 아버지 김영수씨는 증언을 마친 뒤 떨리는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6년 한국거래소에서는 여직원 김나영씨가 성희롱과 집단 따돌림을 당한 뒤 우울증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은 고인이 된 피해자의 아버지 김씨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문 의원과 김씨에 따르면 피해자는 한국거래소에 영어전문직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지난 2012년 동경 출장 당시 상사였던 가해자가 샤워 가운만 입고 계약직 신분이었던 피해자를 자신의 호텔방으로 불러 성적 농담을 했다. 

피해자는 2014년 가해자와 시카고 출장이 계획된 사실을 알고 출장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에는 수년 동안 가해자의 괴롭힘과 집단 따돌림, 악성소문에 시달렸다. 결국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하며 휴직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14일 휴가만 부여됐다.

2016년 6월 8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유 없이 반려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

문 의원은 "가장 통탄스러운 게 이때 휴직을 받고 제대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다음 달에 발생한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거래소의 명백한 취업규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고인의 자살 직전 남긴유서와 메모들을 보면 생전 심적 고통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드러난다"며 "우울증 진단서에도 자살위험이 있어 즉시 입원치료와 최소 3개월의 휴직을 인정한다고 적시 됐지만 사측은 진단서와 소견서를 보고도 딸의 휴직신청을 받아들여주지 않고 단 14일만 휴가를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김씨는 "우리 아이 사고를 촉진시킨 것은 해외출장 성폭력, 회사의 성폭력 신고 묵살, 괴롭힘"이라며 "성폭력 가해자를 다시 또 우리 아이 사무실 옆에 두었다. 그 후 4개월 후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해자들은 지금도 거대한 회사가 자신들은 비호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며 고인과 유족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일체 없는 상태"라며 "가해자는 고인과 고인의 아버지인 저를 오히려 고소를 하고 집단 괴롭힘을 한 K과장은 '어디 한번 끝까지 가보자'고 하는 등 오로지 재판에서 이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도 "우울증 약을 먹고 밤낮을 헤메고 있는 사원을 정상근무 하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취업규칙에 휴직이 강제사항인데 14일만 부여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는 법이 있는데도 법이 아닌 매뉴얼 처리로 2차 피해를 만들고 결국 취업규칙도 위반하면서 피해자를 왕따시켜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며 "아버님께서 이 자리에 서신 것은 내 자식의 억울함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김씨는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죄책감과 이 회사에 입사시킨 죄책감으로 우리 노부부의 삶은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며 "항상 죄책감으로 살 뿐인데 이 회사는 겨우 하는 게 사자 명예훼손"이라며 울먹였다.

임 의원은 "따님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지금은 이 자리에 안계시고 하늘에 계시지만 애끓는 부정으로 이렇게 하시는 게 얼마나 힘들었느냐"라며 "마지막으로 딸에게 할 말씀이 있으면 하시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가 미국에서 키우던 고양이와 개를 수발하면서 이를 악물고 살고 있다"고 말한 뒤 "나영아 너 생각이 많이 난다. 이제 아빠는 할 것 다했다. 이제 조금 쉴 거다"라고 을음을 토해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장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저도 근로복지공단에 있으면서 몇 번 경험을 하면서 처리를 했다"며 "이런 사건은 너무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은 "직장 내 따돌림, 성희롱으로 인해 아까운 생명을 잃은 일에 대해서 다시 원점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한 점이 뭐가 있는지 최선을 다해 주시고 그 결과를 12월 5일까지 조사를 해서 환노위에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가해자는 성희롱 문제로 징계를 받은 게 아니라 성희롱 사실이 알려져 회사의 명예를 실추됐시켰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며 "한국거래소가 지켜야 하는 명예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지만 환노위에서 그 명예를 제대로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당시 조사결과가 성희롱 사실만 확인돼 사업주에게 과태료만 부과됐고 2차 피해인 괴롭힘 등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 등 법적 미비 등으로 행정을 종료시켰다"며 "지금까지 밝혀진 것 만으로도 한국거래소에서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개인적으로 동일한 느낌을 받고 있다"며 "다만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규율하는 법적인 내용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 종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가해자가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성 글을 전직원에게 보내는 등 유가족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장관은 이런 일을 지켜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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