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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기재부 1·2차관…"어려운 경제 짐 떠넘겨 마음 무겁다"

등록 2018.12.14 17: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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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전 기재1차관·김용진 전 기재2차관 이임사

"고용·소득 큰 아픔…새 정부에 대한 국민 눈높이 높았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카이스트 녹색성장대학원, 제5회 서울 기후-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8.11.16.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카이스트 녹색성장대학원, 제5회 서울 기후-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14일 차관급 인사로 퇴임하게 된 기획재정부 1, 2차관이 모두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는 뜻을 표했다.

고형권 전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기재부 내부망에 올린 이임사에서 "경제 흐름을 다시 위쪽으로 방향을 틀고 일어서는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1차관직을 수행한 지난 1년6개월을 평가했다. 다만 "미처 다하지 못한 숙제를 떠넘기고 같은 부채 의식이 크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하반기 들어 더욱 악화된 고용 및 분배 지표와 함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심혈을 기울였던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던 것 등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고 전 차관은 "올해 들어 크게 축소된 취업자 수와 1·2분위 계층 소득 감소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며 "혁신성장으로 희망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성과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 역시 "경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 무거운 짐 떠맡기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는 높았고 우리 부 전 직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언급했다.

양 차관은 그간 함께 일해 왔던 기재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 전 차관은 "사람 중심 경제를 만들고자 치열하게 고민했고 힘들고 지칠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돌아보며 "거시 경제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대내외 위험 요인도 적절히 관리했다"고 자평했다.

2차관으로서 예산과 재정 운용을 담당했던 김 전 차관은 "2차례 본예산, 2차례 추경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일이 많았다. 제가 역대 2차관 중 나랏돈을 가장 많이 쓴 차관이라고 농담 삼아 얘기하기도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심사 과정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던 김동진 예산실 서기관의 쾌유를 빌었다.
【서울=뉴시스】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이 2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반포로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제10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2018.11.02.(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이 2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반포로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제10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2018.11.02.(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그는 또 공공기관 정책 방향과 관련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율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대전환을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낭비되는 나랏돈이 없도록 재정 구조를 혁신하는 작업도 비로소 첫 삽을 떴다"고 소회를 밝혔다.

주(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부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 전 차관은 "다른 어디에선가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재부 직원들에게 "건강하게 살며 자주 만나자"고도 했다.

지난해 5월 말, 6월 초 각각 임명됐던 두 전 차관은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에서 핵심 실무진으로 1년 반가량을 뛰었다. 후임으로는 이호승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과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들은 지난 10일 임명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함께 향후 경제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2기 경제팀의 큰 밑그림이 담긴 2019년도 경제정책방향은 오는 17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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