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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비교하며 보세요···큰책 '도레가 그린 단테의 신곡'

등록 2019.01.14 16: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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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부산외국어대 만오교양대학 교수(왼쪽), 김언호 한길사 대표

박상진 부산외국어대 만오교양대학 교수(왼쪽), 김언호 한길사 대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도레의 작품은 한 번 보고 지나칠 수가 없다. 오랫동안 머물면서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만든다. 천천히 음미하는 방식의 독서 감상을 가능하게 만드는 형태의 책이 아닌가 싶다."

박상진(55) 부산외국어대 만오교양대학 교수는 14일 서울 순화동에서 열린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 출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의 문호 단테(1265~1321)의 '신곡'에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도레(1832~1883)의 삽화 135점이 더해진 책이다. 도레는 인간의 삶을 더욱 깊고 섬세하게 포착하려는 열망이 있었다. 23세 되던 해에 단테의 신곡을 읽고 거기에 묘사된 장면들을 삽화로 재현했다. 기이하고 풍자적인 표현 대신 배경을 장대하게 연출했다.
글·그림, 비교하며 보세요···큰책 '도레가 그린 단테의 신곡'

박 교수는 이 책의 본문을 번역하고 해설을 썼다. "도레는 문학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다. 원문의 맛을 가능한한 훼손하지 않고 한국어로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도레는 근대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판화가이자 책삽화가다. 네덜란드 출신의 프랑스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와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도레의 작품 세계에 매혹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교수는 "독자들이 단테와 도레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글과 그림을 같이 비교해보는 것이다. 도레의 그림으로 단테의 글을 재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권했다.
글·그림, 비교하며 보세요···큰책 '도레가 그린 단테의 신곡'

한길사와 한길책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큰 책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아날로그 책의 미학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큰 책 시리즈는 기획됐다. 가로 30㎝ 세로 37㎝, 아주 큰 책이다.

김언호(74) 한길사 대표는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작업이었다"며 "도레를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일을 시작했다. 도레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다. 도레의 작품이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0부 한정부수로 제작됐다. 김 대표는 "너무 많이 책을 내면 희귀성이 떨어진다"며 "책을 만드는 기술이 엄청나게 좋아졌다"고 전했다."출판사의 주문이 있어야 책을 만드는 기술도 발전한다. 책의 예술성을 높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책이 주는 정밀함이 있지만 큰 책만이 주는 아름다움도 있다. 독자들의 취향이 작은 책부터 큰 책까지 다양해진 것 같다. 가능하면 이보다 더 큰 책도 내고 싶다."
글·그림, 비교하며 보세요···큰책 '도레가 그린 단테의 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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