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1년···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남북 체육사 다시 쓰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타종목으로 단일팀 확대
2018년 2월 남북 체육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꾸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남북은 올림픽 122년사의 첫 단일팀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대회 개막 40여일 전까지만 해도 단일팀은 언감생심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로 북한의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하던 시기다.
하지만 새해 첫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기류가 180도 뒤바뀌었다. 김정은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 무섭게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됐다.
북한의 참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남북이 선택한 것이 단일팀이다. 몇 안 되는 단체 종목 중 여자아이스하키는 좋은 타깃이었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성공적인 만남은 남북을 더욱 끈끈하게 연결했다. 여러 종목에서 단일팀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긴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카누, 조정, 여자농구에서 남북이 힘을 합쳤다. 카누 용선 단일팀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종합대회에서 한반도기가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걸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여자 농구의 로숙영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핀무브에 이은 레이업슛 한 방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의 이름과 합쳐진 ‘로브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단일팀 훈풍은 올해는 물론 도쿄올림픽이 치러지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초 남자 핸드볼대표팀이 한 팀으로 세계선수권을 치렀고, 여러 종목들에서 북한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여자아이스하키가 남북 체육계의 전체 풍경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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