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신화 그림 6종 흙방울 나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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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지산동 고분군 토제방울 선각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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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신화 연구에 중요한 유물인 토제방울이 나왔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 중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5세기 말~6세기 초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 1기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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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지산동 고분군 발굴대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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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에서 확인된 제1호 석실묘의 경우 6세기 초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령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 조성된 횡혈식 무덤이다. 대가야 묘제는 수혈식에서 횡혈식과 횡구식으로 바뀌는데, 이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의미가 있어 주목된다. |
고령 지산동 고분군제1호 횡혈식 석실묘 출토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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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시조 탄생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6종이 새겨진 토제방울 1점, 소형 토기, 화살촉, 어린이 두개골 조각 등 유물도 출토했다. |
토제방울이 출토된 제5-1호 석곽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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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세기 말께 조성된 대가야 소형 석곽묘에서 나온 토제방울 1점은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유물이다. 어린이가 묻힌 이 석곽묘 규모는 길이 165㎝, 너비 45㎝, 깊이 55㎝정도로 조성 당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 당대 유물의 부장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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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호 석곽묘 출토 토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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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제방울 외에 소형 토기 6점, 쇠 낫 1점, 화살촉 3점, 곡옥(曲玉) 1점, 어린이 치아와 두개골 조각이 함께 나왔다. 함께 묻힌 토기나 철기가 대가야 물품인 것으로 보아 생활용품으로 제작된 이 토제방울도 대가야의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 5㎝ 토제방울에는 독립적인 그림 6종이 방울 표면에 선으로 새겨있다. 이 그림들은 남성성기(구지봉), 거북(구지가), 관을 쓴 남자(구간),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금합을 담은 자루를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
제2호 석곽묘와 제44호분 순장곽 출토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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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마다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 내용과 부합되어 대가야 건국신화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 문헌에만 나오던 건국신화의 모습이 유물에 투영돼 발견된 첫 사례다. 이 토제방울에 새겨진 그림을 통해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는 금관가야 만의 전유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발굴로, 시조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설화는 가야 지역 국가들의 공통적 건국신화에 담긴 핵심요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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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석곽묘 발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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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제방울에 새긴 그림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여러 가야국가의 건국신화를 재조명할 증거자료다. 한국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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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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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의 하나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 내 탐방로 조성 및 무인감시카메라 설치를 계획하고 2월부터 발굴조사 중이다. 20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현장을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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