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다크히어로 끝판왕? 평타도 어렵다, 영화 '헬보이'
왼쪽부터 대니얼 대 킴, 데이비드 하버, 사샤 레인
10일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는 '헬보이(Hellboy)'는 원작을 차치하더라도 평타에도 미치지 못한다. 제작진은 '데드풀', '베놈' 등 다크 히어로들의 계보를 잇는 다크 히어로 끝판왕을 꿈꿨다. 하지만 영화는 허접하다. 얼개가 조악한데 시각 효과가 압도적이지도 않다. 별로 웃기지도 않는 유머와 잦고 갑작스런 분위기 전환, 어울리지 않게 경쾌한 배경음악은 몰입을 방해한다.
'헬보이'를 영화화한 앞선 두 편의 영화에 이어 흥행 실패가 점처진다. 앞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내세운 헬보이 1, 2편은 흥행에 참패, 3부작으로 예정됐다가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2편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는 제작진, 출연진을 전부 교체했다. 이전 기예르모 버전과는 전혀 다른 리부트판, 즉 전작의 연속성을 거부하고 시리즈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광고했지만 글쎄, 결과는 비슷할 것 같다.
헬보이의 등장은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돌프 히틀러는 점차 패색이 짙어지자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악마 숭배자, 마법사 '라스푸틴'을 나치 산하의 오컬트 조직인 툴레로 불러들여서는 지옥에서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을 치러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려고 한다.
당시 툴레회에 맞서기 위해 연합군 측이 조직한 BPRD가 라스푸틴의 악마 소환 의식을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 라스푸틴과 툴레회는 끝내 지옥에서 악마를 불러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지옥에서 온 악마는 BPRD 소속 '블룸' 박사가 거두어 친자식처럼 키우게 되었고, 이후 '헬보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정의로운 심성을 지니고 자라난 헬보이는 BPRD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온갖 전설 속의 악마와 괴물, 요괴 등 초자연적인 적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밀라 조보비치
만화 '헬보이'의 팬들에게는 앞선 기예르모 버전과 비교, 평가하며 보는 재미는 있을 듯 싶다. '헬보이'의 원작자인 마이크 미뇰라가 각본은 물론 제작에까지 참여했고, '왕자의 게임 시즌2'를 감독한 닐 마셜 감독이 이번 헬보이 리부트 판의 감독을 맡았다.
배우들도 모두 바뀌었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의 보안관 '짐 호퍼'로 팬층을 쌓은 데이비드 하버(44)가 새로운 헬보이다.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으려는 '블러드 퀸'은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조보비치(44)가 분했다. 화이트 워싱, 즉 아시아계 배역을 백인 배우가 연기하는 문제로 '왕자의 게임', '데드풀'로 유명한 에드 스크레인(36)이 하차한 BPRD 소령 '벤 다이미오' 역은 한국계 대니얼 대 킴이 맡았다. 헬보이의 양아버지 '브룸' 박사는 이언 맥셰인(76),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올 수 있는 '앨리스 모나한'은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를 통해 혜성처럼 떠오른 사샤 레인(2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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