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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의료 마약 처방→비트코인 받고 되팔다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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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24 12:00:00
30대 미국 국적 남편과 아내 검거
경찰 "영어 강사 직장 잃어 범행"
32개국 841회 거래, 12억원 벌어
"양 너무 많아…병·의원들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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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진통제로 쓰이는 의료용 마약을 대량으로 처방받은 뒤 되팔아 12억여원을 챙긴 30대 미국인 남성과 그 한국인 아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남편 A씨와 이를 방조한 아내 B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7일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13년 말께부터 올해 2월까지 5개가 넘는 병·의원으로부터 펜타닐 패치와 옥시코돈 등 의료용 마약을 처방받은 뒤 이를 불법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옥시코돈과 펜타닐 패치은 마약성 진통제로 의료 전문가의 관리 하에 처방 가능한 약물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미국에 있을 때 교통사고를 당해 온 몸이 아프다. 현지에서도 처방 받았다"며 펜타닐 페치 등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3년 '회화 지도 비자'를 통해 국내에 들어와 장기 체류하면서 영어 강사로 근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강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을 잃은 탓에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은 범죄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한 온라인 마켓 사이트에 '현지시장에서 가장 수요 높은 인기 있는 상품들이 있다'는 식의 광고글을 올려 구매자를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옥시코돈 등 알약류는 마우스에, 주로 패치 형태로 처방되는 펜타닐은 책 등에 숨겨 국제 택배로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 32개 나라에 총 841회에 걸쳐 마약류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 대금의 경우 A씨의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받아냈으며, 이들이 벌어들인 금액은 총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한국지부로부터 '미국 세관에서 의료용 마약류가 숨겨진 수출품을 압수했다'는 첩보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국정원, 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의 공조를 통해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된 (의료용 마약류의) 양이 너무 많다. 이들에게 진통제를 처방한 병·의원을 대상으로 허위 또는 과다 처방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또 A씨처럼 외국인 환자가 의료용 마약을 처방해달라고 했을 때 의사 입장에서 이를 들어줘야만 하는지 등의 제도상 허점도 식약처에 의뢰할 것"이라고 전했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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