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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 단위 아닌 시간 단위로…빨라지는 '특가 전쟁'

등록 2019.04.29 1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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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잡아라 '시간 단위' 할인 행사

쇼핑에 재미 더해 매출 상승 이어져

최저가 유지 몇 시간 안 돼 필수조건

이제 일 단위 아닌 시간 단위로…빨라지는 '특가 전쟁'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유통업계가 사활을 걸고 '특가 전쟁'을 벌이면서 이른바 '세일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과거 백화점·마트 등이 각 계절에 맞춰 짧게는 7~14일, 길게는 한 달 간 진행하던 할인 행사가 e커머스가 급부상 한 뒤 최근 '일'(日) 단위로 축소되더니 올해부터는 특정 상품을 2~3시간 최저가에 내놓은 뒤 치고 빠지는 전략이 대세가 됐다.

온라인 쇼핑 급성장과 함께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가격 비교가 쉬워지고, 소비자는 원하는 물건을 더 싸게 파는 곳을 찾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손쉽게 이동 가능해졌다. 이에 e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더이상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방법으로 각종 시간 단위 최저가 할인 행사, '타임 특가'를 내놓고 있다.

◇오전 9시엔 기저귀, 오전 10시엔 휴대폰

'타임 특가'는 말 그대로 시간대 마다 최저가 상품을 다르게 내놓는 걸 의미한다. 가령 특정일 오전 9~10시 한 시간 동안 기저귀를 특가에 내놓고, 곧바로 이어지는 한 시간 동안에는 휴대폰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e커머스 업체들은 이렇게 수십가지 물건을 준비해 하루 동안 시간 끊김 없이 계속해서 행사를 이어가고, 고객들은 원하는 물건이 나오는 시간을 파악했다가 시간에 맞춰 접속해 '득템'한다.

'타임 특가'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가 티몬이다. 티몬은 매주 월요일을 '티몬 데이'로 정해 '타임 어택'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물건을 내놓고 있다. 티몬 만큼은 아니지만 위메프 또한 특정일 특정 시간에 특정 제품을 특가에 내놨다가 치고 빠지는 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최근 진행된 '에어팟 반값 행사'였다.

◇재밌는 쇼핑, 매출도 올려

'타임 특가'는 매출 상승에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 1일 진행한 '티몬 데이'를 통해 창립 이후 역대 일일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날 매출은 지난해 12월3일 시작한 첫 번째 '티몬 데이'와 비교해 매출은 60%, 구매 건수는 42%, 구매 수량은 25% 늘었다. 티몬은 '타임 특가' 시작 이후 충성 고객이 약 33% 늘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고객이 타임 특가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대해 e커머스 등의 등장으로 '더 재밌는 쇼핑' 흐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생필품 하나를 사더라도 '더 좋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사는 재미', '가성비 좋은 제품을 내가 직접 찾아내는 재미' 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타임 특가'는 쇼핑에 '이 물건을 꼭 이 시간이어야만 한다'라는 경쟁적인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티몬 관게자는 "e커머스는 오프라인보다 고객이 이동이 자유롭다보니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를 가장 강력하게 끌어당길 수 있는 방법으로 싼 가격 뿐만 아니라 쇼핑에 즐거움을 더하는 방식으로 타임 특가를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온라인이라 가능하다

이러한 판매 방식 역시 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쓰기 편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오프라인 업체들의 한숨은 늘어가고 있다. '타임 특가'라는 게 결국 접근성이 중요한 만큼 손에 항상 쥐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는 것과 매장으로 가서 직접 물건을 골라야 하는 대형 마트 간에 경쟁력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모든 업체들이 처절한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특정 업체의 최저가 판매가 몇 시간을 채 유지하지 못 하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 면에서 볼 때 타임 특가는 업계 생존의 필요 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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