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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마동석 시네마틱유니버스, 양날의 검···영화 '악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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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09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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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영화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다.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장르와 참신한 설정이다. 이 두 가지 만으로도 '중박'은 예견된다.

'악인전'은 기존의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구태의연한 틀을 벗어던진다. 이제는 가장 흔한 영화의 소재가 돼 버린 '조폭'과 '연쇄살인'을 '악 vs 악'이라는 구도로 변주한다.

'악인전'은 조직 보스와 강력반 형사라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이들이 공통의 목표를 위해 손을 잡는다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시작한다. 악인으로 상징되는 조직 보스가 한 순간에 피해자가 되고, 선인으로 상징되는 형사는 더 큰 악인을 잡기 위해 다른 악인과 공조한다.

이원태 감독은 선과 악이 대결해서 선이 이기는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아니라, 악과 악이 대결하는 모순적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작동하는 선악의 문제를 다뤄보고자 했다. 상황에 따라 선이 악이 될 수 있고, 윤리는 비윤리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악도 선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나쁜놈 셋을 병치시켜 선과 악의 상대성, 상황에 따른 윤리의 문제를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는 연출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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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된 상황뿐 아니라 캐릭터들도 모두 전형을 벗어났다. 중부권을 장악하고 사람을 샌드백에 넣고 복싱 연습을 하는 악랄한 조폭 두목 장동수에겐 인간미가 남아 있다. 비오는 날 우산이 없는 아이에게 우산을 양보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덕담을 진심으로 건넨다. 형사 정태석은 경찰관으로서의 사명감보다는 본능에 더 충실하다. 범죄자를 잡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일삼고 더 나쁜놈을 위해서는 또 다른 나쁜놈과도 기꺼이 손을 잡는다. 연쇄살인마 K도 특이하다. 부녀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통의 연쇄살인마와 달리, 사람을 가리지 않고 죽인다. 이유도 특별히 없다.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는 역시 마동석(48)이다. 마동석은 '범죄와의 전쟁', '부산행', '범죄도시'를 통해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 불리는 자신 만의 연기 장르를 다져왔다. 압도적인 외모와 카리스마에 물리적 파괴력으로 상대를 단숨에 제압한다. 마동석이 마동석을 연기하는 MCU는 꽤나 소비된 캐릭터지만, 아직 질릴 때가 된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액션신은 여전히 통쾌하고 시원하다. 마동석은 자신의 마동석화 연기에 대해 다른 배우들은 액션 연기를 배워서 하는 데 반해, 자신은 원래 권투 등 운동을 하던 사람이어서 그게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위압감을 풍기는 몸집에서 나오는 민첩한 타격 신은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김무열(36)과 신예 김성규(33)의 연기도 빛난다. 두 배우 모두 극중 마동석과 대립각을 세우며 삼각구도를 완성해야 했다. 이를 위해 김무열은 몸무게를 15㎏ 증량하며 외적으로도 공을 들였다고 한다. 물론 몸을 마동석만큼 키우지 못했지만, 존재감만큼은 마동석에게 밀리지 않았다. 조폭보다 더 양아치같은 경찰 연기를 감칠맛나게 해냈다. 김성규는 김무열과는 반대로 날카로운 이미지를 위해 감량을 했다. 묘하게 연약해 보이면서도, 더없이 악랄해 보이는 눈빛 연기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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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결말 부분은 다소 아쉽다. 경찰과 조폭이 손을 잡는다는 설정과 캐릭터들 자체의 참신함, 과감함을 극의 마지막에 포기했다. 결말은 이전 영화들이 보여 준 전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약간의 반전적 요소를 뒀지만, 결론의 큰 맥락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법의 허술함을 꼬집기보다는 차라리 장동수가 K를 차지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그를 처단했다면 어땠을까. 당초 설정 자체가 현실과 괴리됐는데, 결말에 가서 꼭 현실에 기대야만 했을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결말의 과감성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MCU는 가장 큰 매력이지만 한계이기도 하다. 마동석이라는 장르는 자체 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도 봤던 '마동석의 마동석 연기'가 반복된다. 마동석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살인마를 쫓으며 추리하고 형사처럼 자료도 수집하는 등 조직 보스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준다. 내가 맡은 역할들 중 가장 세다"고 차이점을 부각하려 한다. 하지만 글쎄, 이전에도 익히 본 마동석 장르의 반복 정도로 보인다. MCU는 여전히 잘 팔리는 장르지만 언제까지 지속될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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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지루하지 않게 몰입된다. 장르적 쾌감이 충만한, 볼 만한 영화다. 110분, 청소년 관람불가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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