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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물적분할 앞둔 현대중공업, 본사 이전할까?

등록 2019.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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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임시 주주총회서 물적분할 최종승인

노조 16일부터 분할반대 투쟁 본격전개

지역 정치권도 세수감소·인력유출 우려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새로 출범할 중간지주회사의 본사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2019.05.14.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새로 출범할 중간지주회사의 본사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2019.05.14.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새로 출범할 중간지주회사의 본사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물적분할 안건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승인시 현대중공업은 6월 초 중간지주회사이자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신설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리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국내 4개 조선소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서울에 본사를 두게 되며 각 조선소 소속 연구개발(R&D)과 투자, 경영지원 담당 일부 인력이 근무할 예정이다.

이번 물적분할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합의한 방안으로,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지분의 100%를 보유하게 된다.

물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 체제는 조선 계열사 간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유리한 점이 많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하더라도 현대중공업 본사는 울산에 계속 남아있게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물적분할로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이 원만히 이뤄지면 회사가 다시 도약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지난 8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분할 반대 투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05.08. (사진=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지난 8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분할 반대 투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05.08. (사진=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email protected]

하지만 노조는 물적분할시 사실상 본사가 이전하게 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6일 전체 조합원 2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물적분할 반대투쟁을 전개한다.

노조는 물적분할시 한국조선해양이 대부분의 자산을 가져가고 현대중공업은 생산공장으로 전락하면서 부채만 떠안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각 조선소마다 중복되는 연구개발·투자 부문 인력을 시작으로 생산직까지 구조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분할 이후 고용 및 단체협약 승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회사 측에 법인분할계획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회사는 아직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오는 22일에는 전체 조합원 8시간 파업으로 강도를 높여 서울지역에서 항의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박근태 노조 지부장은 지난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할 이후 부채의 95%를 떠안게 되는 현대중공업은 향후 임금과 노동조건, 고용안정에 분명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연대해 끝까지 투쟁할 것"고 밝혔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9.05.07.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9.05.07. [email protected]

송철호 울산시장과 지역 정치권에서도 현대중공업이 추진하는 물적분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앞서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적분할로 설립될 한국조선해양은 반드시 울산에 존속돼야 한다"며 "46년 전 울산에서 창업한 이후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온 현대중공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이어 "한국조선해양 본사 이전시 간신히 조선업 위기를 극복한 울산시민들에게 심리적 저항과 불안감을 야기할 것"이라며 "본사를 울산에 존속하면 조선해양플랜트 전문인력 양성 지원, 한국조선해양 울산존속지원단 구성 등 행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 동구 기초자치단체장인 정천석 동구청장도 "선박 수주가 차츰 늘어나 동구지역 경제 회복 기미가 보이는 시점에서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과 본사 이전이 추진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 인력이 타지로 빠져 나가면 조선업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유치한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 운영 등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단기간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은 지난 9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에 대한 동구주민 토론회를 열고 각계각층의 여론을 모으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되는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서울로 이전되면 지역 세수감소와 대규모 인력유출 등으로 지역경제의 근간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오는 20일 국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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