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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시장, 외형성장 vs 내실경영 양분...뉴 플레이어도 급부상

등록 2019.06.07 0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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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 급성장에 업체들 전략 셈법도 제각각

외형성장파 쿠팡이 대표적 "투자로 플랫폼 장악"

이베이, 11번가, 위메프는 손실축소 쪽으로 가닥

마켓컬리, 무신사 틈새 노린 '뉴플레이어' 급성장

김범석 대표, 쿠팡

김범석 대표, 쿠팡

【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무한경쟁에 대처하는 업체들의 전략과 셈법도 달라지고 있다.

메이저업체들은 흑자 전환을 위해 ‘내실 경영'을 택하거나, 당장 흑자를 꾀하기 보다 시장 확장에 주력하는 ‘외형 성장’의 길을 가는 쪽으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미래 주요 소비층이 될 10~20대의 소비 트렌드를 연구, 기존 업체들이 간과한 틈새시장을 노리는 ‘뉴 플레이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7일 현대차증권 연구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시장은 2015년 53조에서 지난해 11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무려 214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형성장의 길을 택한 곳은 쿠팡, 신세계, 롯데다. 이들은 거래 규모 외에도 물류 인프라 등 물적 성장을 함께 추진 중이다. 대내외적으로 외형성장을 외치고 있는 대표적 업체가 쿠팡이다. 적자를 버티면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플랫폼을 장악해야 승자가 된다는 게 쿠팡의 생각이다.

쿠팡은 지난해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을 론칭하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배송 일반 상품 새벽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당일배송(오전 9시 이전 주문 시)까지 시도, 배송기간을 하루에서 반나절로 줄여 나가며 ‘배송 최강자’로 부상했다. 회사는 배송 시간 단축을 위해  전국 24개 지역으로 물류센터를 늘렸고 지속적으로 이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전통적 오프라인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도 대규모 투자로 외연을 확장하며 온라인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기 용인 보정과 김포에 각각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네오001’과 ‘네오002’를 보유한 신세계는 올 하반기에 세 번째 물류센터인 ‘네오003’센터 개장을 목표로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는 2021년까지 3~4곳의 물류센터를 더 신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롯데는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유통 7개 계열사를 한 개의 온라인 몰로 엮어 한 번의 로그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롯데ON’ 서비스를 오픈했다. 회사는 ‘원스톱 쇼핑’ 환경을 만들어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계산이다. 이 서비스 론칭 이후 한 달 만에 7개사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고객은 60%가 증가했다. 회사는 물류시스템과 인프라 투자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 이베이코리아, 위메프는 대표적인 내실 경영파로 분류된다. 11번가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569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6744억원, 영업손실이 678억원으로 올해 흑자 전환했다.
 
11번가는 올해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거래규모 확대를 위한 대표적 수단으로 꼽히는 쿠폰 발행 등 무리한 마케팅을 줄이는 한편 투자가 따르는 신규 사업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도 직매입을 줄이고 특가와 다양한 이벤트 진행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방향을 선택했다. 큐레이션 상품 거래를 통한 수수료 중심의 매출로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도 방점을 ‘조용한 성장’에 두는 분위기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지속적인 흑자를 내고 있다. 올해도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간편결제 ‘스마일페이’, 익일배송 ‘스마일배송’ 등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빅플레이어들의 전쟁 틈바구니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쇼핑몰도 주목할 만하다. 마켓컬리, 무신사, 지그재그 등이 ‘뉴 플레이어’로 거론된다. 이들은 모바일 쇼핑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10~20대의 소비 성향을 파악, 이들에 최적화된 운영방식을 찾아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제공)

(사진=마켓컬리 제공)



‘10대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무신사는 지난 2000년에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해 이제는 패션 쇼핑몰의 강자로 꼽힌다. 무신사는 지난해 42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매출은 1081억원, 영영업이익은 269억원이다. 오픈마켓 중에서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를 낸 이베이코리아(485억원)의 절반 수준까지 추격했다. 무신사는 현재 입점된 브랜드만 3200개가 넘고 47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무신사는 제품을 나열해 판매하는 기존 쇼핑몰과 달리 패션잡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회원의 80%를 차지하는 10대들은 이곳에서 ‘상품’이 아닌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그재그는 여러 쇼핑몰의 집합소로, 특이한 아이템은 총망라돼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 추천으로 ‘취향 저격 쇼핑몰’로 통한다. ‘지그재그에선 못구하는 게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거래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10대의 쇼핑앱 순위(이용자순·4월 기준)에서 지그재그는 2위에 올랐다. 1위는 쿠팡이었고 스타일쉐어와 11번가가 지그재그의 뒤를 이었다.

마켓컬리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새벽배송의 개척자’로 불리는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 연매출 29억원으로 시작해 2016년 174억원, 2017년 46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800억원까지 매출이 치솟았다.

후발주자인 오아시스마켓도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새벽배송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업계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 역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업체들의 수익도 떨어지자 이제 ‘생존’이냐 ‘도전’이냐를 놓고 선택해야하는 시기가 왔다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모든 업체가 외연확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두고 경쟁해왔다면 이제 내실과 성장 간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면서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계층별·세대별 소비자 맞춤 전략을 세밀하게 구사하는 업체가 승자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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