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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임지영 "신세계적 소리, 비올라 따뜻함에 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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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1 06:04:00
매슈 리프먼과 13일 듀오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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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10일 오전 서울 신촌동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지영이 들고 있는 바이올린은 비에니아프스키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사쎄르노'(1717)다. 일본음악협회 후원으로 향후 3년간 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임지영은 만 20세였던 2015년 세계적인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1위를 차지했다. 임지영은 비올리스트 매슈 리프먼과 함께 6월 1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듀오 리사이틀 무대를 연다. 2019.06.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강심장'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4)이 말랑말랑해지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연해지고 있다.

2015년 5월 말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했을 당시 태연했고, 이후에도 무덤덤했다. 갓 스무살이 됐는데 점잖고 어른스러웠다.

지난 3월 벨기에 국왕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음악회 무대에 오르고, 4월 판문점에서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열린 평화 퍼포먼스에서 연주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호기심 어린 눈빛이 더욱 형형해졌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1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펼치는 '클래식 나우! : 임지영 바이올린 매슈 리프먼 비올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딱 그렇다.

오직 바이올린과 비올라로만 구성된 이번 무대는, 그간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들었던 프로그램으로 채운다. 선율과 풍부한 짜임새가 빛나는 모차르트 듀오 1·2번, 브라질 작곡가 빌라로부스의 듀오 작품, 마르티누의 3개의 마드리갈, 그리고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다.

임지영은 미국의 라이징 비올리스트 매슈 리프먼(27)과 이 곡들을 연주한다. 지금까지 임지영 본인도 바이올린, 비올라 듀오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다. 자신의 공연으로 비올라, 바이올린 듀오 공연을 처음 접하는 셈이다.

"인터넷, 도서관에서 악보를 찾아봐도 바이올린·비올라 레퍼토리는 많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그 안에서 주옥같은 곡들을 찾을 수 있었어요. 의미가 있는 곡들을 한국 청중이 신기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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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비올리스트 매슈 리프먼(Matthew Lipman.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신촌동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지영이 들고 있는 바이올린은 비에니아프스키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사쎄르노'(1717)다. 일본음악협회 후원으로 향후 3년간 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매슈 리프먼은 RBP 재단 후원으로(사진에 들고 있는) 1700 마테오 고프릴러 비올라와 도미니크 페카테 비올라 활로 연주한다. 임지영은 만 20세였던 2015년 세계적인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1위를 차지했다. 매슈 리프먼은 2015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다. 임지영과 매슈 리프먼은 6월 1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듀오 리사이틀 '클래식 나우!'를 연다. 2019.06.10. chocrystal@newsis.com
임지영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을 사사, 예술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7년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로 옮겼다. 안드라스 시프, 기돈 크레머, 스티븐 이설리스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앙상블 무대를 선보이며 음악세계를 넓혀왔다.
 
임지영은 독일로 가기 전까지 비올라의 매력을 알지 못했다. "매슈 같은 비올리스트가 연주하는 소리를 듣고 '아 이런 소리를 내는 악기였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신세계적인 소리였어요. 비올라의 따듯함에 반했죠. 바이올린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라 큰 팬이 됐다고 할까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비올라에는, 바이올린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도' 음을 내는 줄이 있어요. 정말 인간적인 소리예요. 바이올린은 음이 높고 화려하고, 첼로는 음이 낮은데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매력을 섞어 인간에게 최적화된 소리를 내는 것 같아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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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비올리스트 매슈 리프먼(Matthew Lipman.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신촌동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지영이 들고 있는 바이올린은 비에니아프스키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사쎄르노'(1717)다. 일본음악협회 후원으로 향후 3년간 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매슈 리프먼은 RBP 재단 후원으로(사진에 들고 있는) 1700 마테오 고프릴러 비올라와 도미니크 페카테 비올라 활로 연주한다. 임지영은 만 20세였던 2015년 세계적인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1위를 차지했다. 매슈 리프먼은 2015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다. 임지영과 매슈 리프먼은 6월 1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듀오 리사이틀 '클래식 나우!'를 연다. 2019.06.10. chocrystal@newsis.com
비올라는 편견의 대상이다. 중재역을 하다 보니 '개성이 없다' 등의 평가가 대표적이다. 리프먼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지는 이야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비올라는 솔로 악기로서도 충분한 매력이 있어요. 소리가 풍부하고 영혼이 가득하죠. 너무 짙은 어두움이 아닌, 다크 초콜릿 같은 어둠이라고나 할까. 중간에 묻히기 좋은 소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번에 지영이와 파트를 잘 나눠 서로의 매력이 잘 드러날 것입니다."

리프먼은 2015년 미국의 재능있는 클래식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에이버리 피셔 상을 받았다. 그해 세인트마틴 인더필즈 아카데미와 녹음한 모차르트 앨범으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그해 임지영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봤다.

이후 팬이 됐는데 2017년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마침내 만났다. 임지영은 아직 이 학교에 적을 두고 있고 리프먼은 졸업했지만 우정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임지영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으로부터 이 연주형식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도 리프먼이다.

임지영은 "좋은 친구와 함께 신선한 프로그램을 보여줄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면서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소개하는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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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10일 오전 서울 신촌동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지영이 들고 있는 바이올린은 비에니아프스키가 사용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사쎄르노'(1717)다. 일본음악협회 후원으로 향후 3년간 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임지영은 만 20세였던 2015년 세계적인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1위를 차지했다. 임지영은 비올리스트 매슈 리프먼과 함께 6월 1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듀오 리사이틀 무대를 연다. 2019.06.10. chocrystal@newsis.com
임지영은 좋은 음악가들과 함께 이렇게 음악적 반경을 넓히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자리에 잇따라 러브콜을 받는 그녀는 "영광이지만 책임감보다는 지지를 해주는 고국 팬들 자체가 큰 기쁨이고 힘이 되기 때문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할 뿐"이라고 했다. 

당장 졸업이 가능한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 계속 남아 있는 이유도 좋은 음악가, 나아가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보다는 많은 음악가와 교류하고 소통하며 경험을 넓힐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기회를 열어놓을 겁니다. 음악가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이제 임지영을 광심장으로 불러도 될 법하다. 넓을 광(廣)자를 써서.

 임지영과 리프먼은 서울 공연 전후로 11일 광주 금호아트홀, 15일 부산 을숙도문화회관 무대에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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