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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핀 맞대결…치고나간 카카오 vs 미래에셋과 손잡고 추격 '네이버'

등록 2019.07.29 15:09:46수정 2019.07.29 17: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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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오른쪽)

【서울=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오른쪽)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가 국내 금융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테크핀(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제공) 시장을 두고 국내 최강 모바일기업 카카오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국내 테크핀 시장은 사실상 카카오의 독주 체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해외에 집중하던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사업 분사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 견제에 나선 것이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출발이 빨랐던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앞서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증권사 인수까지도 추진하며 치고 나가고 있다. '후발주자' 네이버는 쇼핑 등 탄탄한 커머스 플랫폼과 월평균 1000만 네이버페이 이용자를 바탕으로 전략적 파트너 미래에셋과추월해 간다는 계획이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4일 네이버페이 등 결제 사업 부문을 분할해 오는 11월 1일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통한 결제에 치중했으나 이제는 대출, 보험 등까지 아우르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본격 육성한다는 목표다.

그간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을 중심으로 국내보다는 라인페이 등을 중심으로 해외 금융사업에 적극적이었다. 또한 서울시의 제로페이 외에는 국내 오프라인 결제망 확보에도 소극적이었다.

은행업도 카카오가 2017년 7월 카카오뱅크를 설립한 것과 달리 네이버는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토스, 뱅크샐러드 등을 제치고 국내 테크핀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네이버가 뒤늦게 가세한 모습이다. 일본의 비교적 느린 디지털화로 라인의 금융사업이 카카오보다 속도를 내지 못함에 따라 국내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는 규제 당국의 문턱을 차곡차곡 넘으며 은행업 진출 2년 만인 최근 카카오뱅크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투자 및 자산관리 시장에도 시동을 걸며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서를 제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카카오는 빠른 속도로 영토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가맹점은 올해 초 20만곳을 넘겼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국내 가맹점에서도 조만간 연동 결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오프라인 가맹점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모빌리티, 음악, 웹툰, 쇼핑 커머스 등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진단이다.

(자료: 각사)

(자료: 각사)

이에 네이버는 카카오와의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페이 가입자 수는 3000만명으로 카카오페이의 2800만명보다 앞선다. 월평균 이용자 수는 카카오페이가 1500만명으로 네이버의 1000만명보다 더 많다.

네이버는 우선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그 첫번째 서비스로 식당업종을 대상으로 예약·현장결제·포장주문 등이 가능한 '테이블 오더' 서비스를 3분기 중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시장에서 간편결제액 1위가 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로 내정된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월 1000만 이상 결제자와 축적된 데이터의 깊이는 다른 핀테크사와 다른 핵심 차이"라며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타 페이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또 전략적 파트너 미래에셋으로부터 네이버파이낸셜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국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의 자산관리, 투자 등의 노하우와 자금 동원력을 활용해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는 그동안 각종 규제 우려에 국내에서의 금융 사업 진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며 "이런 원인으로 간편결제의 막대한 결제액(2019년 2분기 3조6000억원 추정)에도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해왔는데 번 분사로 조금 더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테크핀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2016년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고안한 개념이다. 금융사가 IT 기술을 활용해 제공하는 핀테크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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