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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검찰, 조국 의혹 정조준…윤석열은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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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30 18: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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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중략) 하늘의 구름 쳐다보며 출혈 경쟁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데 힘을 쏟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7년 전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용이 되려고 무리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 있는 자리에서의 행복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취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출혈 경쟁이 아니라 불공정한 경쟁이 됐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쏟아졌지만, 여론의 등을 돌린 것은 딸 관련 의혹이 결정적이었다. 고교 시절 논문 등재와 대학·대학원 시절 장학금 수령은 의구심을 낳았다. 출발선이 다른 특혜로 남다른 '스펙'을 쌓았고 입시에 유리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대학가에선 '촛불'까지 등장했다. 사모펀드 의혹도 꼬리를 물고 있다. 사실상 '가족 펀드'로 불공정한 혜택을 받은 것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검찰이 전면에 나서면서 무게가 수사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조 후보자 가족 의혹과 관련된 대학·공공기관·업체 등 수십여곳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 안팎에서도 전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 때문에 검찰 속내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검찰 개혁 방해 의도"를 의심하는 여당과 같이 수사권 조정 등 개혁 임무 완수에 방점을 찍고 있는 조 후보자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임명이 돼도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이 수사대상이 되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고, 개혁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피할 빌미가 될 수 있다거나, 수사결과로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검찰은 일단 양쪽 주장 모두에 고개를 젓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문회 등에서 밝혔던 입장을 되짚으며 검찰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그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어찌됐든 '기차'는 이미 출발했다. 조 후보자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음은 분명하다. 윤 총장 취임 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1호 수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고, 정권과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비췄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윤 총장의 의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제 남은 것은 과정과 결과다.

그 끝에 뭐가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이 시점에 윤 총장의 취임 일성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우선 중시할 가치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이다. 정치·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수사를 해달라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순위에 오른 '정치검찰아웃'을 지우는 방법을 윤 총장이 모를 리 없다. 윤 총장 스스로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그가 자신의 말을 실천에 옮기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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