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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10여 년 만에 또…제천 폐기물매립장 추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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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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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 제천 산업폐기물 조성 사업에 대한 주민 반발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16일 천남동 주민단체가 내건 현수막이 도로변에 내걸려 있다.2019.09.16.photo@newsis.com
【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10여 년 전 조성한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환경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목도한 충북 제천 시민들은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기존 산업폐기물매립장 보다 매립 용량이 14배나 큰, 또 다른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저지 대책위원회까지 꾸려졌지만 민간 사업자 측은 준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17일 제천시에 따르면 제천엔텍㈜은 제천시 천남동 자원관리센터(시립 쓰레기소각장) 인근 8만6400㎡ 터에 매립기한 30년, 매립고 123m 규모의 사업장 폐기물매립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달 초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원주지방환경청에 냈다.

환경청은 평가협의회를 구성하고 준비서를 심의한 뒤 그 결과를 사업자 측에 회신하게 된다. 금명간 이뤄질 회신에는 '주거지역 대기환경 영향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제천엔텍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해 환경청과 시에 보낸 뒤 공람과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게 된다. 이후 본안과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적합' 판정을 받으면 시설공사를 마무리한 뒤 정식 허가를 거쳐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더는 안 돼"…제천 민·관 한마음 저지 총력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에 있어 지방자치단체는 의견만 낼 수 있을 뿐 실권은 없다. 관련 법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시에도 제출토록 하고 있으나 제3자에 불과한 시 입장에서는 보면 '참고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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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지난 8월28일 원주지방환경청을 방문한 이상천(왼쪽) 제천시장이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2019.09.16.(사진=제천시 제공)photo@newsis.com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달 28일 환경청을 방문해  "왕암폐기물매립장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 또 매립장을 조성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조성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어 제천시의회도 이튿날 "청정 제천 이미지를 훼손하고 환경오염을 불러올 매립장 조성 계획이 취소될 때까지 시의회는 14만 제천시민과 총력저지에 나설 것"이라는 성명을 냈지만 시와 의회의 주장이 환경청을 얼마나 구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거 유사한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 추진 저지를 위해 구성했다가 해산했던 매립장 저지 대책위원회도 재가동을 시작했다.

대책위 재가동을 이끈 자원관리센터 주민지원협의체 신영배 위원장은 "매립장 조성 예정지는 아파트 단지에서 2㎞밖에 안 떨어져 있다"면서 "침출수와 악취 등으로 지역 주민 생활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사 저지 도화선 된 '왕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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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지난 8월29일 충북 제천시의회 의원들이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2019.09.16.(사진=제천시 제공)photo@newsis.com
제천 지역에는 10여 년 전 산업폐기물매립장이 조성됐었다. 이 왕암 폐기물매립장은 애초 제천지방산업단지(바이오밸리) 입주 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매립하는 용도로 산업단지 내에 조성됐으나 전국 각지의 폐기물을 무분별하게 수용한 탓에 97%까지 조기 포화하면서 2010년 영업을 중단했다.

당시에도 환경단체는 환경재앙을 우려하며 결사반대했으나 정부가 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바이오밸리 내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 매립을 위해 조성된 이 매립장은 전국 각지의 산업폐기물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였고, 이 때문에 영업개시 3년여 만인 2010년 문을 닫았다.

폐기물매립장 위 대형 에어돔이 붕괴하면서 유입된 빗물이 침출수로 변해 인근 하천 생태계를 위협하기도 했다. 한국환경공단은 2013년 재난위험시설 E등급으로 지정했다. 사업자가 '먹튀'하면서 100억원에 이르는 뒷처리 비용을 혈세로 메우고 있다. 

최대 매립용량의 98%가 채워진 이 매립장에 바이오밸리 내 공장 폐기물은 2%에 불과하다. 매립장 폐쇄로 가까운 '화장실'을 잃은 바이오밸리 기업들은 충주와 포항 등에 있는 폐기물매립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산업폐기물매립장의 반입 구역을 설정하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청주(옛 청원)에서도 폐기물 반입 구역을 계약으로 설정했다가 소송에서 옛 청원군이 패소한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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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에어돔이 내려앉은 왕암 폐기물매립장(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산업 기반시설 확충" vs "환경이 먼저" 장기전 불가피

환경 유해 논란을 빚는 대부분의 민간 투자사업이 그렇듯 제천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 역시 장기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경청이 지역 여론을 받아들여 부적합 결정을 한다고 해도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관련 연구용역비까지 지출한 제천엔텍은 행정소송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제천엔텍 관계자는 "산업폐기물을 버릴 곳이 없는 제천에 폐기물매립장을 만들면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며 "조기 포화 우려 불식을 위해 연간 매립량 한도를 정해 운영하는 한편 지역 기업에는 처리비용 할인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업 성사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인데, 행정절차 첫 발을 내딛는 시점에 거센 반대 여론이 나와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기존 폐기물매립장보다 비용이 5배나 더 드는 고척 스카이돔 형태의 보호시설을 만들어 주변 지역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책위 관계자는 "폐기물매립장 사업자들의 감언이설에 당한 곳이 제천뿐만이 아니고, 제천은 벌써 두 번째"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심의와 주민설명회 등 모든 절차에 지역 주민 의견이 반영되도록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bc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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