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탄핵 계엄' 문건보니…무장軍 5만명, 장갑차 서울 진격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9-10-22 13:38:02  |  수정 2019-10-22 16:44:43
군인권센터, 기무사 '현시국 관련 대비계획' 공개
계엄군 4만8000명 서울 시내 배치…장갑차까지
서울 출입 톨게이트도 통제…한강다리에도 병력
언론 보도 검열…보수언론 통해 '폭력 시위' 부각
포털사이트·SNS 차단…反정부 의원들 사법 처리
황교안 개입설 제기…黃 "완전 거짓말, 고소 방침"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 2019.10.22.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때 작성된 계엄령 검토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는 계엄을 위한 구체적 시행계획까지 수립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여진은 커질 전망이다.  (기무사 '2017년 계엄검토 문건' 전문 ☞ 클릭)

22일 해당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당시 서울시내 곳곳에 군인을 배치하고 언론 검열을 넘어 SNS까지 통제한다는 계획을 그렸다. 뿐만 아니라 계엄에 대한 변수를 없애기 위해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를 모두 통제 하에 두려고 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전날 공개한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보면 기무사는 2017년 3월 탄핵심판 선고 이후를 전망하면서 "국가비상사태 조기 안정화를 위한 비상계엄 선포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봤다.

기무사는 탄핵선고 이후 대한민국을 혼란 그 자체로 예측했다.

기무사 전망대로라면 보수세력 또는 진보·종북세력이 준동하며 반정부 집회와 시위가 과격하게 펼쳐진다. 경찰은 치안유지에 실패해 사회질서가 마비되고 온라인상에서는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폭력투쟁이 이어지면서 행정부와 사법부는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정은 마비된다.

극심한 사회혼란을 잠재우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군이 나설 수 밖에 없다. 군은 1980년 이래 37년 만에 계엄을 선포하고, 다음과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총기를 소지한 계엄군이 서울 시내 곳곳에 배치된다.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 등 주요시설을 점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투입되는 계엄군은 4개 기계화사단, 2개 기계화여단, 3대 특전여단 등으로 4만8000여명에 달한다. 평소 구경하기 힘든 장갑차도 도심 곳곳에 등장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 2019.10.22.
집회가 빈번한 광화문 일대와 시청, 서울역, 용산역에 1개 중대 또는 1개 대대가 배치된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도 예외가 아니다. 대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신촌, 대학로, 서울대 일대에도 계엄군이 상주한다.

서울은 자유로운 출입에도 제동이 걸린다. 서서울, 서울, 동서울톨게이트에 군인이 배치돼 '불순분자들'의 출입을 막는다. 성산대교에서 성수대교까지 10개 다리가 통제 대상이다.

감히 공권력에 불만을 표할 수 있는 언론에는 검열 조치를 내린다. 일찍이 기무사는 한국기자협회에 등록된 180여개 매채와 관련해 보수, 중도, 진보 성향에 따라 분류를 마쳤다. 언론사에는 보도검열 지침을 하달하고, 계엄사 내에 보도검열단을 운용한다. 외신과 공연까지 통제 대상이다. 보수언론을 대상으로는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하도록 유도한다.

군·관·민이 합동으로 유언비어 대응대책반도 만든다.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와 SNS는 차단한다. 탄핵 결정 직후 상황과 민심을 안정화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계엄군은 사법부와 행정부, 입법부에도 손길을 뻗는다.

국회는 임시회의를 소집해 계엄해제안을 가결시킬 우려가 있다. 때문에 의결정족수인 과반수가 미달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불법시위에 참석하거나 반정부 정치활동을 벌이는 의원을 집중검거해 사법처리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 밖에 기존 군사법원은 계엄 군사법원으로 운영되며 내란, 살인, 강도 등 주요 형사사건을 관장한다. 일부 정부부처는 군 통제에 불만을 품을 수 있어 군장교로 이뤄진 계엄협조관을 정부에 파견해 업무를 지휘·감독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 2019.10.22.
군은 외교전도 소홀히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계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와 중국, 일본도 경제 문제를 감안해 반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주한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정부 입장을 적극 홍보한다.

계엄 해제는 국회와 여론 동향을 보고 판단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협의를 거쳐 국무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치안기능이 회복되지 않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면 계엄 해제를 논하기 어렵다.

한편 이같은 내용을 담고있는 문건을 폭로한 군인권센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름을 꺼냈다. 문건 작성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황 대표가 문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센터는 "기무사는 문건에서 계엄 선포 필요성을 다루는 부분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정부부처 내 군 개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고 적시했다. 기존에 공개된 문건에는 없는 내용"이라며 "당시 NSC 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 대표였고, 황 대표는 권한대행 직무가 개시된 이후 2016년 12월9일, 2017년 2월15일, 2월20일, 세 차례 NSC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미 진실이 규명된 허위사실이자 가짜뉴스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히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NSC에 내가 참석할 일이 있으면 참석한다. 그런데 계엄 문건 같은 건 본 일도 없고 들은 일도 없다"면서 "(개입설은) 완전히 거짓말이며 그 부분에 대해서 고소나 고발을 오늘 중으로 하겠다"고 반박했다.


sympathy@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오늘의 헤드라인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