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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년 내내 계속된 대학입시 논란에 아이들만 죽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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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01 16:45:21  |  수정 2019-11-01 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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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강남 8학군 vs 스카이캐슬. 대한민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 집값보다야 컨설팅 비용이 더 저렴하니까 그래도 스카이캐슬이 낫겠지 싶다가도 다른 준비 없이 시험 한 번만 잘 보면 만사형통인 강남8학군이 편하지 않겠느냐는 비교육적인 상상을 해보곤 한다.

지난해 마무리된 줄 알았던 비교육적인 대입제도 논란이 올해 또 다시 불거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냐의 지리멸렬한 싸움이다. 2017년부터 3년간 반복되고 있는 소모적 논쟁이다.

소모적 논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두 전형 다 문제점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학원가가 즐비한 강남 8학군으로 대표되는 수능이든 컨설팅 비용만 억대에 달한다는 드라마 스카이캐슬로 대변되는 학종이든 사교육은 존재한다. 그리고 어떤 전형도 교실에서 잠자는 모든 학생을 깨우지 못했다.

학생들은 왜 수능이든 학종이든 사교육을 받을까. 왜 학생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 미친 듯이 경쟁을 하고, 도태된 학생들은 잠을 잘까.

이유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잘 먹고 잘 산다. 월급이 적은 직장에 들어가거나 비정규직이 되거나 계약직이 된다면 신분과 생활의 불안을 만성질환처럼 갖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수능이든 학종이든 대입전형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도구일 뿐이고 사교육과 경쟁이 추가된다.

어른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고 명문대와 질 좋은 일자리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승자독식의 사회구조를 바꾸지 못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만 바뀌라는 무책임한 주문만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소위 교육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수능이 공정하다, 학종이 미래지향적이다라고 우기기만 했지 각 전형의 단점을 보완하는데 게을리했고, 교육당국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방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심지어 이제는 대입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안정성마저 무분별하게 흔들리는 실정이다. 청와대도 정치권도 교육당국도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대입제도를 다시 수정하게 되는 것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공정한 입시제도를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바람을 수용한다는 시혜적 발언과 예전부터 논의해오고 있었다는 변명만 가득할 뿐이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만 본다. 대입제도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내신, 교과활동, 비교과활동, 수능, 논술을 모두 준비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전형이 더 좋으냐는 소모적 논쟁은 3년이면 할만큼 했다. 대학을 안 가도 좋은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초·중·고 교육, 명문학교가 사회 고위직을 독점하는 구조를 끊어낼 제도, 누구나 원하면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 등은 누구나 논의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공론화를 하거나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는 내용들이다.

대입의 문제는 대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우리 모두가 안다. 이제 애꿎은 입시제도 탓은 그만하고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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