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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15일 '준법투쟁' 20일 '전면파업'…열차 지연 우려

등록 2019.11.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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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오는 20일 무기한 파업에 앞서 압박 조치

10월 준법투쟁 때 무궁화호 등 일부열차 1시간 지연

사측 "준법투쟁 아닌 태업…파업보다 더 심각한 사태"

노조 15일 기자회견 열어 총파업 구체적 계획 설명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11일 서울역 전광판에 파업 예고 관련 열차 운행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19.10.1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11일 서울역 전광판에 파업 예고 관련 열차 운행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19.10.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철도노조가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며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준법투쟁'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이 기간 동안 일부 열차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철도 업계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오는 20일 대규모 파업에 앞서 오는 15~19일 준법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철도노조 백성곤 미디어소통실장은 "예정대로 오는 15일부터 준법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열차 운행 시간에 맞추기 위해 규정에 맞지 않게 진행했던 것들이 있는데 규정을 최대한 준수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는 게 준법투쟁"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준법투쟁은 작업규정에 따라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인력부족 등 현실적인 이유로 작업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던 것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백 실장은 "준법투쟁을 했을 때 일부 차량 지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철도공사 사측은 '준법투쟁'이 아니라 '태업' 행위라며 노조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태업은 표면적으로는 작업을 하면서 집단적으로 작업능률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손해를 주는 쟁의행위를 말한다.

작업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일부 작업들을 일부러 천천히 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라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철도공사 사측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15분이면 되는 차량 검수를 일부러 1시간씩 천천히 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달 이런 식의 태업 때 열차가 지연 돼 시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철도노조가 지난달 11~13일 경고성 파업에 앞서 7일부터 진행한 준법투쟁 때 일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최장 1시간가량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철도공사 손병석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파업은 열차 시각표를 따로 작성해 국민들이 미리 인지할 수 있지만 태업의 경우 고의로 작업을 늦게 마쳐 차량 출고를 늦추기 때문에 열차가 언제 나오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그래서 국민의 분노와 불편이 크게 가중돼 파업보다 더 심각한 사태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총인건비 정상화,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4조 2교대 근무형태 도입을 위한 인력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자회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최근까지 계속해서 임금협약교섭과 단체협약교섭(보충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인력충원과 관련해 노조 측은 4600명 증원을, 사측은 1800명 증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3차 보충교섭에서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오는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코레일네트웍스, 철도고객센터, 코레일관광개발 등 코레일 자회사 노조도 오는 15일 철도노조의 준법투쟁과 20일 총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파업을 위한 법적 절차로 지난 9월 4~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3.4%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결정한 바 있다.

노조는 이와 별개로 11~13일 보충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철도노조 백성곤 실장은 "지난번 찬반투표로 쟁의행위가 결의가 돼 있는 상태여서 파업은 그대로 진행하되 그동안 진행한 보충교섭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또 한 번 하는 것"이라며 "노조 내부의 결의를 모으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이나 찬성률이 종전에 비해 떨어질 경우 파업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이번에 부결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다만 투표율이 저조하거나 찬성률이 종전에 비해 낮아지면 파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또 15일 오후 서울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부터 벌일 대규모 파업의 불가피함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철도노조는 사측과 협상은 계속 이어가지만 요구안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지난 2016년 9월27일부터 74일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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