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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지난달 도쿄서 할리우드 제작자와 자전적 영화 논의" NYT

등록 2020.01.03 1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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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관왕 '버드맨' 제작자 레셔

자택에서 만나 일본 사법제도 등 논의

레셔, 마지막 몇달 동안 만난 소수 인사

【도쿄=AP/뉴시스】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변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가 4월9일 도쿄에서 곤 전 회장의 영상으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곤 회장이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체포 전에 촬영한 이 영상을 통해 자신이 무죄라고 재차 주장하며 "공정한 재판을 가장 바라고 있다"고 덧붙이며 영상을 마쳤다. 2020.01.03.

【도쿄=AP/뉴시스】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변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가 4월9일 도쿄에서 곤 전 회장의 영상으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곤 회장이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체포 전에 촬영한 이 영상을 통해 자신이 무죄라고 재차 주장하며 "공정한 재판을 가장 바라고 있다"고 덧붙이며 영상을 마쳤다. 2020.01.0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영화 같은 탈주극을 벌여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실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화하 는 데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곤 전 회장이 지난달 일본 도쿄의 거주지에서 할리우드 제작자 존 레셔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레셔는 아카데미영화상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른 '버드맨' 제작자다.

레셔와의 만남 당시 그는 보석 석방 조건에 따라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었다. 문 위에 감시 카메라가 달려있었고 전화 사용이 제한됐으며 변호사 사무실 밖에서는 인터넷 사용도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아내 캐롤과의 만남이 금지돼 최근 몇달 동안 캐롤과 2차례의 짧은 통화만 한 게 그를 가장 힘들게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세 들어 살고 있는 2층짜리 도쿄 고급 주택에서 레셔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구속 수감됐을 때 받은 부당한 대우와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투쟁이 주요 내용이었다.

주제는 구원이었고, 악당은 일본 사법 제도였다고 NYT는 전했다.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했으며 더 진전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레셔는 그가 어떻게 일본에서의 싸움을 끝낼지 고심하고 있던 시기 만난 몇 안 되는 인사 중 하나다. 대화에서 그는 영화가 자신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도주를 생각한 건 아니라고 보인다. 탈주극 몇달 전에는 변호인의 사무실에서 재판을 준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7월에는 일본 형사 제도를 밀착 취재하는 미국 언론인 제이크 애덜스타인을 만나 재판 전망을 논의했다. 애덜스타인은 일본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크 카펠라스에 관한 책을 낸 인사다. 카펠라스는 데이터 위조, 횡령, 배임 혐의로 도쿄 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애덜스타인은 곤 전 회장이 카펠라스 재판과 유사성을 찾고 일본 검찰의 시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질문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애덜스타인은 "나는 곤에게 '그들(일본 검찰)은 정의에 관심없다. 그들은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집행유예를 받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65세인 곤 전 회장이 평생 일본에 발이 묶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곤은 이미 횡령, 보수 축소 신고 등 혐의로 4차례 체포돼 130일 넘게 구금돼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았다. 미 언론을 중심으로 일본 닛산의 간부들이 프랑스 르노와의 합병을 막기 위해 곤 전 회장의 체포를 기획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NYT에 따르면 지난 크리스마스에 아내와 시간을 보내게 해달라는 요청을 법원이 거부하자 그는 탈출의 결단을 내렸다. 재판의 세부사항을 정하는 공판준비기일에서 그는 재판이 몇년 동안 이어질 수 있으며, 일본 당국이 그를 자백시키거나 무기한 감금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추정된다.

결국 그는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지난달 30일 오전 레바논에 도착했다. 브라질 태생인 그는 레바논에서 유년시절을 보내 지금도 레바논에 친구, 가족 등이 있으며 레바논, 프랑스, 브라질 시민권을 갖고 있다. 레바논 사람들은 그를 자국이 배출한 최고의 기업가로 여긴다.

그는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해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만났다고 알려졌다.

어떻게 감시망을 뚫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더블 콘트라베이스 케이스 안에 몸을 숨겨 탈출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캐롤은 "픽션(소설)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8일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일본 대신 레바논에서 재판을 받는 방안을 그와 변호인단은 고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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