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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여성, 경험많아 성적수치심 안크다"…황당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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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08 10:48:26
초등학교 교감, 택시운전사 성추행 비위
해임 징계 내려지자 소송…1심에선 패소
"피해자 성적수치심 크지 않아" 2심 반전
대법 "가볍게 단정지을 것 아냐"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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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대법원이 67세 여성 택시 운전사를 성추행해 해임 처분을 받은 교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피해자는 사회 경험이 풍부한 여성이어서 정신적 충격이나 성적 수치심이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의 원심 판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김모씨가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광주광역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 2016년 교감으로 승진했다. 그는 다음해 9월 광주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가 운전사인 피해자 A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보호관찰에게 선도 교육을 받는 조건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광주광역시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는 김씨에 대한 해임을 의결했고, 광주광역시교육감은 해임 징계 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교사의 비위 행위는 교사 본인은 물론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에서 교사에게는 더욱 엄격한 품위유지 의무가 요구된다"며 "교사의 비위 행위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학생들에게 미칠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징계 양정에 있어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지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1심의 판단을 뒤집고,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김씨가 술에 만취해 우발적으로 비위를 저지른 점, 피해자가 합의를 거쳐 김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이 근거였다.

특히 2심은 "피해자가 사회 경험이 풍부한 67세 여성인 점과 당시 수사기관 진술 내용 및 신고 경위에 비춰 보면 피해자가 느낀 정신적 충격이나 성적 수치심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2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당시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낀 나머지 택시 운행을 중지하고 김씨에게 즉시 하차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사회 경험이 풍부하다거나 상대적으로 고령인 점 등을 내세워 사안이 가볍다거나 비위의 정도가 무겁지 않다고 가볍게 단정 지을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교원으로서 학생들이 인격적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도하고 올바른 성(性) 윤리와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책무가 있었다"며 "김씨 본인은 물론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해임 징계 처분으로 김씨가 받게 될 불이익보다 공익 달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김씨에게 내려진 해임 징계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다는 취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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