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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힐링듀오' 서피시스 "밝은면을 보며, 긍정 마음으로"

등록 2020.04.20 19: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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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정규 앨범 ‘호라이즌

[서울=뉴시스] 서피시스(Surfaces).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피시스(Surfaces).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우울하고 복잡한 날들 속에서 청량함이 필요하다면, 탄산음료를 마시는 대신 미국 훈남 듀오 '서피시스(Surfaces)'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운드가 깔끔하지만 순진무구하지 않고, 몽롱하지만 나른하지 않고, 그루브가 있지만 시끌벅적하지 않은 매끈하게 균형 잡힌 앨범들을 잇따라 내놓아 어느새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2017년 12월3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서프(Surf)', 작년 5월31일 내놓은 두 번째 정규 앨범 '웨어 더 라이트 이즈(Where the Light Is)', 지난 2월28일 공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호라이즌(Horizons)'이 증명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파스텔 톤의 앨범 커버는 포근한 시각적 효과까지 안겨주니 금상첨화. 말 그대로 '힐링 듀오'다. 

보컬 & 프로듀싱을 맡은 포레스트 프랭크(25), 작곡 & 편곡을 담당하는 콜린 파달렉키(23)로 구성됐다. 대학생 시절 '사운드 클라우드'라는 음원 플랫폼을 통해 만나 다이렉트 메시지(DM)를 주고받다 서로 1시간반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특별한 목표나 방향성 없이 그냥 한번 만나서 가볍게 음악을 맞춰보자고 한 마음이 1년가량 유지됐고 그렇게 '서프'를 발매하게 됐다. 자유분방한 정서가 느껴지는 미국 텍사스 출신으로 R&B, 레게, 힙합 등을 결합한 팝 음악을 선보인다.

긍정적인 가사와 여유롭고 밝은 분위기가 음악적 특징으로 2020년 버전의 '돈트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가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이다. 

파달렉키는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을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느낌으로 '우리 음악을 차별화해야지'라고 의도한 것은 아니고, 우리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희 자신에 대한, 또 삶을 바라보는 저희의 긍정적인 태도와 '필굿(Feel Good)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발현됐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 서피시스의 정규 3집 '호라이즌' 커버.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피시스의 정규 3집 '호라이즌' 커버.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이들은 두 번째 정규 앨범 '웨어 더 라이트 이즈' 수록곡 '선데이 베스트(Sunday Best)'가 지난 2월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 11위에 오르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싱글 '여미(Yummy)'를 제쳐 주목 받았고 이후 인지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프랭크는 "큰 복을 받은 것 같아요. 둘이 방에서 만들고 벽장 속에서 녹음한 곡이, 대규모 팀과 기자재의 지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게 놀라웠죠"라고 신나했다. "두 친구가 좋아해서 만든 곡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쁜 부분입니다."

파달렉키는 최근 음반 '호라이즌'에 대해 "더 많은 대중들의 관심 속에 앨범을 선보일 수 있어 무척 기뻐요"라고 흡족해했다. "세 번째 앨범인데, 이전까지는 사람들이 들을지 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발표했죠. 이번에는 확실히 더 넓은 플랫폼에서 우리의 긍정성과 밝은 기운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매우 특별합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봐요."

'호라이즌' 수록곡 중 한국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노래는 '굿 데이(Good Day)'다. 파달렉키는 "아주 특별한 곡이에요. 어느 평화로운 날에 영감을 받아서 썼는데 그 순간의 에너지가 잘 담긴 것 같다"고 여겼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 멤버들은 "개별적이면서도 한편, 여럿이 나눌 수 있는 공동체적인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조금 다운됐을 때 들으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안전한 장소 같은 앨범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손쉽게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랍니다."

모든 앨범의 커버를 아름다운 파스텔빛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제작하고 있는 것과 관련 파달렉키는 "앨범 커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앨범을 보면 면(surfaces)과 벽으로 디자인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벽을 어떻게 칠하느냐에 따라 벽이 문이 되고 우리 음악세계로 인도하는 관문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서피시스(Surfaces).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피시스(Surfaces).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혹시 앞으로 슬프거나 무거운 분위기를 담은 음악도 만들 계획이 있을까. 프랭크는 "그 순간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하게 곡을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슬프거나 어둡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때가 온다면 솔직하게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곡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인생은 아름답고 살아있음에 매 순간 감사하고 있어요. 또, 우리가 하는 음악이 의미가 있는 것이길 바랍니다."

프랭크는 시애틀에 1년 정도 살았는데 가는 식당마다 K팝 뮤직비디오를 틀어놓아서 K팝에도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안무와 칼군무, 의상과 스타일이 독특해서 당시 여자친구랑 늘 넋을 놓고 봤던 기억이 나요. 콜린과 함께 곡 작업을 하면서 K팝에 깊게 파고든 적은 없지만 아주 흥미로운 장르라고 생각헤요. 게다가 요즘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지 않나요."

경험해보고 싶은 한국의 문화에 대해 프랭크는 "평소에 음식에 관심이 많고 맛집 탐방을 좋아해서 한국에 가면 한국 음식을 꼭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파달렉키 역시 "코리안 바비큐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동의했다. 프랭크는 "현재 상황 때문에 언제가 될 거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꼭 한국에 가서 팬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다"고도 했다.

본인들의 음악에 가장 영감을 많이 준 아티스트로 "스티비 원더, 톰 미쉬"(프랭크), "잭 존슨, 존 메이어"(파달렉키)를 꼽았다. '표면'(Surfaces)이라는 뜻의 사전적 의미를 지닌 팀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된 걸까.

파달렉키는 "표면은 저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애정을 주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것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밴드 이름에 담긴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외형과 피부색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분인데, 중요한 것은 그 표면, 외형, 벽 너머의 감정과 해석이죠. 저희는 음악을 통해, 삶이란 보여지는 면면과 색깔 이상의 무엇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서울=뉴시스] 서피시스(Surfaces).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피시스(Surfaces). 2020.04.2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현재 세계의 표면에서 가장 강력하게 보여지고 있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다. 이들이 코로나19 너머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모두가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며 상실을 겪고 있죠. 그럼에도 기쁨과 고난의 굴곡이 필연적으로 오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겐 가족과 친구, 또 각자 의지하는 믿음이 있으니 그것을 바라보며 너무 현 상황의 부정적인 면에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국 팬들과 밝은 면을 보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곧 만날 수 있길 바라요."(프랭크)

"지금 전 세계의 모두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격리 속에 지내고 있지만 우리에겐 서로가 있음을 기억하고 이게 세상의 끝이 아님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달렸죠. 무엇보다 이것은 함께 극복해야 하는 위기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파달렉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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