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저격수' 필리핀 언론인 '사이버 명예훼손' 유죄

법원 "레사, 사업가 명예 훼손"…최대 징역 7년 가능성

[마닐라=AP/뉴시스] 필리핀 언론인이자 온라인 뉴스사이트 '래플러' 대표인 마리아 레사가 15일 마닐라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레사는 이날 부유한 사업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2020.06.15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로 주목을 받아온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15일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CNN과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마닐라법원은 온라인 뉴스사이트 '래플러'의 대표인 레사와 전 기자인 레이날도 산토스 주니어에 대해 부유한 사업가 윌프레도 켕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래플러는 지난 2012년 5월29일자 기사에서 사업가 켕이 부패혐의로 탄핵된 레나토 코로나 전 필리핀 대법원장에게 차량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레사는 15일 법원 판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원의) 이번 판결은 래플러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충격적"이라며 "필리핀 국민들과 언론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레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종 결과에 따라 최대 징역 7년이 선고될 수 있다.

그의 변호사인 JJ 디시니는 이번 판결을 정치적인 보복이라고 규정하며 비판을 가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래플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사망했다며 두테르테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레사는 지난해 7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에서 기자를 하면 이것(정권의 탄압)은 일상으로 대기오염과도 같다"며 "10년 후를 되돌아보면 래플러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냈다는 점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