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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5위권이지만…SK하이닉스 낸드 세계일류 될 것"

등록 2020.06.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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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작년 6월 세계 최초로 128 4D 낸드 개발

낸드사업 '세계최초' 타이틀 안긴 최정달씨 인터뷰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 최정달씨 (제공=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 최정달씨 (제공=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128단 4D 낸드 기술이 주요 생산라인에 적용되면 SK하이닉스 낸드의 위상은 달라질 것입니다. 목표가 달성되면 세계 일류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안긴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은 30일 "차세대 낸드 기술이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 "며 이같이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세계 최고를 다투고 있지만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글로벌 낸드 5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최근 수년 간 낸드 분야에 공을 많이 들였다. 2018년 10월 96단 4D 낸드를 개발한데 이어 지난해 6월 업계 최고 적층인 128단 4D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

낸드플래시는 컴퓨터와 모바일 저장 장치인 에스에스디(SSD)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다. 최근 낸드플래시 업계에서는 적층이 곧 경쟁력이 되고 있다. 위로 쌓을수록 더 적은 전력으로 빠른 동작 속도와 긴 수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달 담당은 "규모에서는 조금 밀려도 기술력만큼은 업계 1위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몇 년 후 용인 클러스터가 완공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는 96단 제품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현재 72단에서 96단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수율도 90%를 이미 넘어섰고 전망도 밝다"며 "현재는 경쟁우위에 있는 128단 4D 낸드로 고객 인증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면 제품 포트폴리오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수익률은 최근 상당히 높아졌다. 업계에서도 낸드의 조기 흑자전환을 통해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초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낸드 개발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내실을 다져 '전화위복' 상황을 이끌어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글로벌 공급망이 영향을 받았지만, 한발 앞서 장비를 입고하고 기존 장비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128단 제품의 장비 가동률을 기존 제품 이상으로 확보했다.

생산 라인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정달 담당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 파트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았다.

2017년 미래기술연구원 낸드 소자기술그룹 그룹장을 맡았고 이듬해인 2018년부터는 128단 4D 낸드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선물했다.

빠르게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최 담당은 "단순해야 한다"는 경험 원칙을 그 비결로 꼽았다.

최 담당은 "공대로 진학을 결심하면서 ‘꼭 최고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고, 이를 위해 20년을 열심히 달렸다. 그 결과 기술적으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얻은 경험 원칙은 '단순해야 한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점점 기술이 정교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 기존의 것에 무언가를 더 추가하는 기술은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기술 구조를 단순화하려고 노력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장생활을 통해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고 챙겨가며 일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고 최 담당은 전했다.

좋은 기술이 나올 것 같아도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 지지를 얻어야 완벽한 기술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동료를 최소 5명은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최 담당은 "이타자리(利他自利)라는 사자성어는 '남을 잘되게 해서 나를 잘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덕분에 저를 이해해주는 많은 동료를 얻을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했기에 128단 4D 낸드 기술의 세계 최초 개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전체로 관점을 넓혀서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싶다"며 "판을 흔들고 혁신을 지속해 낸드 시장의 판세를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흐름으로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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