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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김호중·심찬양 잇단 배출…김천예술고 전국적 관심 ↑

등록 2021.05.09 11:57:46수정 2021.05.09 17: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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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파파로티' 주인공, '스타킹'·'미스터트롯' 인기가수

세계적 그래피아티스트 심찬양도 배출…후원자·신입생 몰려

[안동=뉴시스] 김천 예술고 본관. 가운데 짙은 고동색 벽에 심찬양의 그래피티 아트가 담길 예정이다. 2021.05.09 spr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천 예술고 본관. 가운데 짙은 고동색 벽에 심찬양의 그래피티 아트가 담길 예정이다. 2021.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경북 김천의 김천예술고가 김호중과 심찬양이라는 국내외 스타를 잇달아 배출한 것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김천예술고에 따르면 지난해 김호중이 한 방송에서 뜬 이후 10만명이 넘는 '트바로티'라는 공식 팬카페 모임이 결성됐고 김호중 팬들은 지난해엔 주말마다 100여명씩, 지금도 20~30명씩 찾을 정도로 이 학교는 지역 명소가 됐다.

김호중 팬카페는 지난해 2억800여만원의 성금까지 모아 대구시에 '코로나19 극복 기원'을 위해 절반을 기부했고 나머지는 이 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이 학교는 이 기탁금으로 지난해 전교생 300여명에게 '김호중 장학금'으로 각 30만원씩, 올해는 신입생 전원에게 20만원씩 전달했다.

내년에도 신입생 전원에게 이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천시도 이 학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김천예술고에 재학생과 방문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인 '트바로티집'라는 정자를 지어준 데 이어 지금은 학교 앞에서 인근 명소인 연화지 입구까지 '김호중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성악가이면서 트롯 가수인 김호중은 2010년 이 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그는 이 학교 신입생은 아니다.  2학년 때 전학을 왔다.

이전에 김호중이 다녔던 대구의 한 고교 교사가 무단 결석, 지각을 밥먹듯 하는 김호중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김천예술고 서수용 교사에게 맡아달라고 부탁을 해 온 것이다.

[안동=뉴시스] 김천예술고 곳곳에 김호중의 모습이 서있고, 그려져 있고, 걸려 있다. 2021.05.09 spr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천예술고 곳곳에 김호중의 모습이 서있고, 그려져 있고, 걸려 있다. 2021.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교사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서 교사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김호중을 받았다.

그러나 김호중은 이 학교에서도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이런 김호중에게 서 교사는 이재명이라는 학생(졸업후 서울대 성악과 진학)을 또래 멘토로 붙였고 이후 김호중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이재명과 김호중은 국내 성악콩쿠르마다 나란히 1, 2위를 하며 재능을 나타냈다.

그런데 한 콩쿠르에서 김호중이 예선에서 탈락했다.

서 교사는 그 때를 기억한다.

"예선 탈락의 충격이 컸던지 호중이가 보름 동안 잠적을 했다. 콩쿠르 지정곡으로 불렀던 독일 가곡 '숭어'를 옛날에 학교에서 배웠다고 해서 믿고 보냈는데 알고 보니 혼자서 공부해 불렀다. 다시 불러보게 했더니 중국어로 하는 것 같았다.  과제를 내줬다. 대학 4학년도 어려워하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네쑨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연습하도록 했다. 그런데 3개월 정도 지난 후 교무실로 찾아와 노래를 들어봐 달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그  어려운 과제를 해낸 것이었다."

정기연주회 때 김호중은 이 곡을 불렀고 서 교사는 이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사흘 후 한 댓글이 달렸는데 한 방송사의 작가의 것이었다.

'영상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이렇게 해서 김호중은 '스타킹'에 출연했고 그와 서 교사의 일은 전국에 감동을 주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안동=뉴시스] 김호중과 서수용 교사(지금은 교장). (사진=서수용 교장 제공) 2021.05.09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호중과 서수용 교사(지금은 교장). (사진=서수용 교장 제공) 2021.05.09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리고 2013년에는 '파파로티'라는 영화로 제작됐고 지난해에는 김호중이 '미스터트롯' 탑4로 선정되면서 다시 한 번 서 교사와 김천예술고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이 학교가 더욱 관심을 받게 되는 일이 김호중의 인기와 함께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그래피아티스트 심찬양이 이 학교 출신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

심찬양은 2016년 미국에서 3개월의 무비자 체류기간에 '한복입은 흑인'과 한글 등을 건물 외벽에 그려넣어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에 실리는 등 미국인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 주인공이다.

청와대 초청도 받아 그래피티로 청와대 사랑채에 전시를 하기도 했으며 유명 통신회사 광고 모델로 발탁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천예술고는 이 달 말 미국에 있는 심찬양을 초청해 그의 그래피티 작품을 학교 건물에 넣을 계획이다.

심찬양의 재학 기간에 그의 재능을 발굴한 사람이 당시의 이신화 교장이었다.

어느 월요일 아침 등교를 하던 학생과 교사들은 학교의 벽에 어지럽게 그려진 낙서(그래피티)를 보고 야단이 났다.

심찬양이었다.

그러나 이신화 교장은 바짝 얼어있는 심찬양에게 꾸중을 하지 않고 반대로 그 '작품'을 완성해보라고 했다.

[안동=뉴시스] 윤영찬(왼쪽 두번째부터) 국민소통수석, 김의겸 대변인, 고민정 부대변인이 지난 2018년 12월 21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에서 개막한 청와대×아티스트 콜라보존 '어서 와, 봄' 전시장을 방문해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왼쪽) 작가의 '환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21.05.09

[안동=뉴시스] 윤영찬(왼쪽 두번째부터) 국민소통수석, 김의겸 대변인, 고민정 부대변인이 지난 2018년 12월 21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에서 개막한 청와대×아티스트 콜라보존 '어서 와, 봄' 전시장을 방문해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왼쪽) 작가의 '환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21.05.09

심찬양이는 이 작품을 완성했다.

그러나 아깝게도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이 작품은 사라지고 없다.

이들 두 스타의 활약으로 높아진 김천예술고의 위상은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증명됐다.

최근까지 정원 채우기가 버거웠으나 올해는 66명 모집에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해 40명이나 탈락했다.

여러 후원자들이 이 학교에 장학금과 교육용 기자재를 기증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서수용 교사는 지난 3월 이 학교의 교장이 됐다.

"호중이와 찬양이에게서 보듯 교사는 학생에게 감동을 주고 또 기다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창의성은 교사가 인정하고 기다려주면 저절로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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