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울시 '역대 최대' 44조 예산 편성…TBS 122억 삭감(종합)

등록 2021.11.01 13:16: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내년 예산 44조748억원 편성, 서울시의회에 제출

민생회복 등 3대 투자 중점, 15대 핵심과제 추진

오세훈 대표 공약 '서울런'·'안심소득' 예산안 반영

주민자치 832억·TBS 123억 삭감…시의회 갈등 예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1.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이종희 기자 = 서울시가 역대 최대인 44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마련한 본예산이다. 내년 예산은 코로나19로 무너진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서울의 도약과 성장을 위한 미래투자를 강화하는 데에 방점을 뒀다.

오 시장의 선거 공약이었던 서울런과 안심소득은 반영됐지만, 세금 낭비라고 주장했던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된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832억원과 정치 편향성 논란이 벌어진 TBS 출연금 123억원을 삭감하는 등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 예산안 통과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44조748억원으로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40조1562억원)보다 3조9186억원(9.8%) 증가한 규모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오세훈 시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울시 재정이 시민 삶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역대 최대인 44조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며 "코로나19로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고 서울의 미래 성장과 도약을 이끌기 위해 2022년 예산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세입은 23조956억원으로 취득세 징수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3조719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세외 수입은 4조4733억원, 국고 보조금·지방 교부세는 8조403억원으로 편성됐다. 지방채 발행 규모는 1조7089억원으로 계획됐다.

서울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관행·낭비적으로 지출된 재정 1조1519억원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절감한 예산은 청년·보호종료아동 등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 품질 향상, 한강공원 등 서울시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감형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민생과 일상 회복', '사회안전망 강화', '도약과 성장' 등 3대 분야에 중점을 두고 15대 핵심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너진 민생을 살리고 '일상 회복'을 앞당기는 데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한다. 소상공인 취약계층 맞춤형 회복 지원에 3563억원을 지원하고, '하후상박형' 복지제도인 안심소득에 74억원을 투입해 5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청년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취업사관학교 조성', '청년 일자리 활동 지원' 등에 9934억원을 투입한다.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 취약계층, 장애인, 여성 등 대상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정책도 펼쳐 나간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녹지공간 조성을 위한 예산도 편성했다. 서울형 치유의 숲길 신설(18억원), 은평구 서오릉 캠핑장 조성(37억원),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보상(956억원) 등에 207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유치원 무상급식과 함께 어린이집 급간식비 인상도 추진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5월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관련 예산으로는 281억원을 마련했다. 1인가구 지원 예산으로는 1070억원을 편성해 올해(141억원)보다 7배 이상 대폭 확대했다. 서울형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이인 '온서울 건강온'에도 61억원을 편성했다.

민간 참여형 장기전세주택 확대(41억원), 신속통합기획 등 재개발·재건축 지원(376억원) 등 오세훈표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에도 속도를 낸다.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래 신산업 육성 분야에도 적극 투자한다. 강남 등에 자율주행차 기반을 조성(167억원)하는 등 미래형 스마트 교통체계 구축에 8499억원을 편성했다. 아시아 경제허브 도약을 목표로 한 도시 차원의 투자전담기관인 '서울투자청' 설립에 66억원을 지원한다.

친환경 전기수소차 1만2327대를 추가로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1만개 이상 확충하기 위해 17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메타버스 서울' 플랫폼 구축 예산도 30억원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내년 준공을 앞둔 진접선 4호선 연장(873억원), 신림선 경전철(317억원), 창경궁 앞 율곡로 구조개선(95억원) 등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련 재원을 우선 배정했다. 한옥도서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수상레포츠 통합센터 등도 내년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오 시장은 "내년도 예산을 통해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까지 촘촘히 지원하겠다"며 "지원이 필요한 지역에 더 많이 투자하고, 안전수준 제고와 기후변화 위기에도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1.11.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1.11.01. [email protected]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했던 서울런과 안심소득 등은 대부분 예산안에 반영됐지만 최근 '박원순 지우기'로 논란이 됐던 주민자치 예산 832억원과 TBS 출연금 123억이 삭감됐다.

서울런은 플랫폼 구축 및 운영에 113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안심소득은 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시범 사업 예산으로 74억원이 편성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19~24세 모든 청년에 연간 10만원의 대중교통 요금을 지원하고 최대 40만원의 이사비를 지급하는 '청년패스(PASS)' 사업도 반영됐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현금 지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오 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인 서울런과 안심소득은 각각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 관계부처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시의회도 반대 기류가 강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발표 이후 질의 응답을 통해 "이번 예산은 선거 당시 앞으로 5년간 중기 계획을 세워서 차근히 잃어버린 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반영했다"며 "또한 서울시 바로 세우기 명명된 흐트러진 재정집행을 좀 더 정교하게 시민들 삶의 질 위주로 바로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주민자치 예산 832억원이 삭감된 것에 대해 "민간 위탁·보조 사업을 상세하게 살피기 시작한 이유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언론과 시의회에서 제기된 사업을 중심으로 정밀하게 살펴보기 시작한 것"이라며 "전임 시장 지우기, 시민단체와 협치 안하는 것, 민주주의 지우기라는 명분을 달아 반론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11월 중순부터 발표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TBS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독립언론, 독립방송이라는 의미는 권리, 권한도 독립하지만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도 함께 독립돼야 진정한 의미 독립"이라며 "스스로 홀로 서는 재정독립은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 관련 기구에서 꾸준히 제기했던 논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공식 제출함에 따라 시의회 심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110석 가운데 99석이 민주당 소속인 만큼 예산안 심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의승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별도의 조직으로 되어 있지만 결국 시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으로 생각한다"며 "예산안 시의회 공식제출 전인 지난주 25일에는 시의회 민주당 대표단과 정책협의회 통해 서울시 예산안을 설명했고, 그날 오후에는 의장단과 상임의장단에 오 시장이 직접 보고드린바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