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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브걸·안녕바다…K팝·K인디에 올 뉴욕 여름 더 뜨거웠네

등록 2022.08.31 0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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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가요제·K인디 뮤직 나이트 성료

알렉사·골든차일드·잔나비도 주목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브레이브걸스.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브레이브걸스.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문화의 중심'으로 통하는 미국 뉴욕 심장부의 여름이 한국 대중음악으로 더 뜨거웠다. 'K팝'으로 통칭되는 아이돌 음악은 물론 밴드 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현지를 달궜다.

브레이브걸스·알렉사·골든차일드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현지 음악 축제 '서머 스테이지'의 하나로 열린 '코리아 가요제(KOREA GAYOJE)'에 출연했다. '서머 스테이지'는 뉴욕시(市)가 센트럴파크에서 매년 여름 주최하는 음악 축제다. '코리아 가요제'는 뉴욕한국문화원, 뉴욕시공원재단,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 개최한다. 2017년 처음 열렸고 팬데믹으로 중단됐다 올해 3회째를 맞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했는데 뉴요커 5000여명이 운집했고 '한국어 떼창'이 난무했다. 흔히 말하는 K팝 톱 팀들은 아니지만, 최근 주목할 만한 라인업이라 관심이 컸다.

지난해 '롤린(Rollin')'으로 역주행 열풍을 일으켰던 브레이브걸스(브브걸)의 인기는 북미에도 가닿았다. 이번 가요제에서 '롤린'을 떼창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또 브레이브걸스는 지난달 9개 도시를 방문한 첫 미국 투어도 성료했다. 특히 반향을 얻지 못하다 국방TV 음악프로그램 ‘위문열차’에 출연한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희망의 아이콘'이 된 브레이브걸스의 성공담을 아는 한류 팬들도 꽤 많았다는 후문이다.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국적의 K팝 가수 알렉사는 지난 5월 미국 NBC 대규모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merican Song Contest·ASC)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가 고향인 알렉사는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법의학자를 꿈 꾸던 알렉사의 인생을 바꾼 건 슈퍼주니어·샤이니 등 K팝이었다. 지난 2017년 미국 K팝 사이트 '숨피(soompi)',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연 오디션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땅을 밟았다. 2018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출연했고, 이후 연습생 생활을 거쳐 이듬해 '밤(Bomb)'으로 데뷔했다. 이후 차곡차곡 실력과 인지도를 쌓아왔다. 인피니트, 러블리즈 등을 발굴한 울림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골든차일드 역시 지난 6~7월 미국 10개 도시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 음악 축제에 앞서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선 이미 K팝 한국어 떼창이 울려 퍼졌다. 차세대 K팝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지난 7월8일(현지시간) 이곳에서 열린 미국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 2022 서머 콘서트 시리즈'(Good Morning America 2022)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에스파는 이 시리즈에 K팝 걸그룹 최초로 출연했다. 에스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현장을 찾은 현지 팬들은 에스파를 보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줄을 서는 것은 물론, 에스파의 이름을 적은 플래카드를 흔들며 뜨거운 환호와 함성을 보내고 한국어 가사 등을 떼창으로 따라 부르는 등 열렬한 응원으로 에스파의 글로벌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고 전했다.

최근 톱 K팝 아이돌 그룹이 아니더라도 북미에서 투어를 하는 팀들이 부쩍 늘었다. 그 가운데 뉴욕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이달의 소녀' '드림캐쳐' 같은 팀들이 최근 북미 투어를 하면서 뉴욕에서 공연했다. 8월부터는 톱 K팝 아이돌 투어가 대거 시작됐다. 세븐틴이 투어를 시작했는데 9월6일 뉴욕 인근의 뉴어크에서 북미 투어를 마무리한다. 내달 16일 정규 2집 '본 핑크'를 발매한 뒤 10월부터 월드 투어를 도는 블랙핑크 역시 북미를 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알렉사.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알렉사.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류는 꾸준히 위세를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 한류 팬 수가 10년 사이 17배가 늘어났다는 조사도 있다. KF(Korea Foundation·한국국제교류재단)가 152개 재외공관과 협력해 발간한 '2021 지구촌 한류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 세계 한류 팬 수는 1억56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책자 발간이 시작된 2012년(당시 926만 명) 대비 10년 사이 17배 증가한 숫자다.

사상 처음 1억 명을 돌파했던 전년(2020년)보다도 29% 증가했다. 한류팬의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이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미주 지역이다. 전년(1459만 명)보다 무려 102% 증가한 2888만 명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미주 전체 동호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덕분에 팬덤이 형성됐고, 덕분에 K팝 그룹들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연이어 호성적을 내고 있다.

'빌보드 200'은 실물 등 전통적 음반 판매량과 디지털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숫자,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숫자 등을 합산해 인기를 매긴다. 대중성보다 특정 팬덤이 두터울수록 순위가 높게 나온다. 북미 시장에서 마니아가 구축된 K팝 팀이 좋은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골든차일드.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머 스테이지 - 코리아 가요제' 골든차일드.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해당 차트에서 6번 정상에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연합팀인 '슈퍼엠' 역시 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에도 JYP엔터테인먼트의 차세대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가 해당 차트 정상을 거머쥐었다. 이밖에도 블랙핑크가 2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가 발매 예정인 새 앨범 '본 핑크'는 빌보드200 1위 가능성이 크다. 또 NCT 127·트와이스·에스파 3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세븐틴 4위, 몬스타엑스 5위 등의 기록을 썼다. 5위권 밖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K팝 음반이 포진했다.

최근엔 K팝 아이돌뿐만 아니라 이어 K-인디 밴드들도 미국에 진출하고 있다. 밴드 '안녕바다'와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지난 7월27일(현지시간) 한국문화원과 뉴욕 대표 문화예술 공연장 링컨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K인디 뮤직 나이트'에 출연했다. 링컨센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한국 인디음악 초청 공연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뉴욕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역시 한국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했다.

작년에 '포크록 대부' 한대수가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한 적은 있지만, 뉴욕에 상주하는 솔로뮤지션이라 안녕바다와 잔나비가 링컨센터 한국밴드 첫 공연의 주인공들이 됐다. 링컨센터의 행사인 '서머 포 더 시티(Summer for the City)'의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서울=뉴시스] 'K인디 뮤직 나이트'.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K인디 뮤직 나이트'.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링컨센터 야외 공연장 댐로시 파크(Damrosch Park)에서 열린 공연에서 안녕바다는 이번 공연에서 대표곡 '별빛이 내린다' 등을 들려줬다. 잔나비는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등 히트곡들을 선보였다. 뉴요커들은 K팝 그룹 못지 않게 K-밴드들에게도 열광했다. 객석 2500석이 가득 찼고 라이브 스트리밍은 실시간 1700명을 찍기도 했다.

'클래식음악 성지'로 통하는 뉴욕 링컨센터에 그간 공연한 한국 음악은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국악 등에 집중돼왔다. 2019년부터 K팝이 조금씩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해 링컨센터가 'K 팩터: K팝에 대한 음악적 탐색'을 열면서 엑소, 레드벨벳, 에스파 소속사 SM을 초대했다.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대중음악 연대기를 클래식으로 재해석했는데, SM이 세트리스트 선정과 편곡 등 프로그램 구성에 함께했다. 작년에는 한인 DJ 겸 프로듀서인 감마 바이브가 위주로 된 'K팝 디스코 피버(K-Pop Disco Fever)'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번 인디 공연을 시작으로 좀 더 다양한 K팝 장르에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K팝 아이돌 못지않게 한국 밴드들도 '록의 본고장' 중 하나인 미국 진출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왔다. 2013년 한국 밴드들의 해외투어 프로젝트인 '서울소닉' 등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캐나다 토론토의 '캐나디안 뮤직 위크'에 참가한 펑크 밴드 '노브레인'은 팝 슈퍼스타 마돈나와 뉴욕 펑크록의 전설 '라몬즈'를 발굴한 거물 음반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의 눈에 띄면서 현지에서 음반 제작을 했다. 저작권 등의 문제가 얽혀 8년 만인 올해 발매한 앨범 '빅 미스테이크(Big mistake)'가 그 결과물이다. 노브레인의 미국 진출은 무산됐지만 그럼에도 현지에서 작업한 한국 펑크밴드의 음반이 현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완성도를 갖출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서울=뉴시스] 'K인디 뮤직 나이트'.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K인디 뮤직 나이트'. 2022.08.31. (사진 = 한국문화교류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밴드의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3인 밴드 '새소년'은 지난 3~4월 북미 투어 '2022 라이브 인 노스 아메리카(SE SO NEON 2022 LIVE IN NORTH AMERICA)'를 열고 뉴욕, 워싱턴 DC, 보스턴, 시카고,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 미국 9개 도시와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5000여명의 팬을 만났다.

안녕바다는 링컨센터 공연 이외에도 현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 영화사 블록폰드 프로덕션(BlockPond Productions)의 투자와 서든리 픽처스(Suddenly Pictures) 제작으로 '아이 크로스 더 시 위드 유(I cross the sea with You)'(가제)라는 제목의 로드트립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도 준비 중이다. 미국 동서부를 오가며 안녕바다의 첫 미국투어기를 생생히 담을 예정이다.

최근 K팝 대형 기획사들이 북미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개별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 루트를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은 기관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간재단이자 국제문화교류 진흥 전담기관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지원이 시의적절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코리아 가요제'에 참여한 팀의 관계자는 "진흥원의 도움으로 북미에서 세운 스케줄과 별개로 더 많은 현지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멤버들이 사기가 더 충전이 됐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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