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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부터'는 옛말…신혼부부 73% 아파트서 출발[집피지기]

등록 2023.12.23 06:00:00수정 2023.12.23 06: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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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022 주거실태조사 발표

자가 보유 43.6%, 임차 52.9%

청년 가구 십중팔구는 임차 거주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라떼는 말이야. 단칸방에서부터 신혼 살림 시작했어. 차근 차근 늘려서 여기까지 온거야."

부동산 걱정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젊은 층들에게 기성세대가 많이 하는 말이죠? 확실히 요즘 신혼부부들의 시작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정부가 국민 주거실태를 조사해 봤더니  신혼부부 10쌍 중 7쌍 이상은 아파트에서 산다고 하는군요.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2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혼인한 지 7년 이하의 신혼부부 가구 43.6%는 자가에 산다고 합니다. 임차가 52.9%로 약 10%포인트 가량 더 많긴 합니다.

요새 결혼하는 젊은 층은 어릴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한 세대죠.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신혼집도 아파트를 택한 경우가 제일 많았습니다. 신혼부부 73.3%는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고 단독주택이 10.7%, 다세대가 10.5%였습니다.

신혼부부들은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을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49.1%)'으로 꼽았습니다. 마침 내년부터 신혼부부에게 유리한 부동산 제도가 시행됩니다. 신혼부부가 양가에서 결혼자금을 증여세 부담 없이 3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혼인 증여재산 공제', 신생아 출산가구에 주택구입을 지원하는 신생아 특례대출과 신생아 특별공급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조사 결과를 언뜻 보기에는 신혼부부들의 사는 형편이 썩 좋아 보입니다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아파트 자가에 살 지 못할 바에야 결혼을 말자' 싶은 게 혼인 감소의 이유가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청년 가구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그렇습니다. 가구주의 연령이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인 청년 가구는 대부분 임차(82.5%)로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단독주택(38.1%)에 거주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아파트는 31.3%, 다세대는 11.2%였습니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빌라나 단독주택 등에 살다가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아파트로 이주하는 모습인데, 주거 상향이 가능한 이들 위주로 결혼에 골인하는 게 아닐까 싶군요.

수도권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9.3년을 모아야 한다고 합니다. 수도권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Income Ratio)이 9.3배로 나타났습니다. 주택 가격의 중간값을 가구 연소득 중간값으로 나눈 수치인데요. 2021년 10.1배에 비해 줄어들긴 했습니다. 전국 PIR이 6.3배로 2021년 6.7배와 비교해 낮아졌고, 광역시도 7.1배에서 6.8배로 하락했습니다. 다만 서울 자가 마련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전년 14.1배에서 15.2배로 상승했네요.

국민들의 주택보유 열망은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민 89.6%가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2021년 88.9%에 비해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청년 가구(79.2%)에 비해 신혼부부 가구(92.0%)의 주택보유 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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