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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받고 손 떨던 산후도우미…아이 아빠 덕 '보이스피싱' 모면

등록 2024.05.07 16:30:25수정 2024.05.07 16: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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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경찰서 김석환 경사

보이스피싱 직감…인출 직전 피해 면해

[서울=뉴시스] 보이스피싱 사기에 넘어갈 뻔한 50대 산후도우미가 자기가 돌보던 아이 아빠 덕에 피해를 면했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보이스피싱 사기에 넘어갈 뻔한 50대 산후도우미가 자기가 돌보던 아이 아빠 덕에 피해를 면했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보이스피싱 사기에 넘어갈 뻔한 50대 산후도우미가 아이 아빠 덕에 피해를 면했다.

지난 3일 강원 홍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오전 9시께 홍천군의 한 가정에 산후도우미로 첫 출근한 5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아들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기 너머의 아들은 "사채를 썼다가 갚지 않아 감금당했다"며 "당장 2000만원이 있어야 풀려날 수 있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A씨는 "절대 전화를 끊어서는 안 된다"는 아들의 당부를 듣고, 집에 있던 아이 아빠의 휴대전화를 빌려 이 사실을 자신의 남편에게 알렸다.

아들이 납치당했다고 생각한 A씨는 현금 인출을 위해 곧바로 짐을 챙긴 뒤 조퇴했다. 사색이 된 A씨를 본 아이 아빠는 "얼른 가보시라"고 말했다.

그런데 A씨가 전화기를 빌렸던 아기 아빠는 홍천경찰서 경무과 소속 김석환(37) 경사였다. 전날 당직 근무를 선 뒤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 경사는 손을 심하게 떨고 타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통화하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껴 A씨에게 연락했으나 계속 통화 중이었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김 경사는 통화 기록에 남은 A씨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임을 알리고 현금 인출을 제지했다. 또 A씨가 남편과 만나기로 한 장소를 파악해 112에 신고하면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은 휴대전화 뒷번호 8자리만 일치하면 같은 번호로 인식해 연락처에 저장된 이름을 표시하는 취약점을 이용해 A씨를 범행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후 김 경사 집을 다시 찾아 "덕분에 2000만원을 지킬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김 경사는 "피해를 보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만큼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면 항상 의심하고 경찰 등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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