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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5곳 중 1곳 개인정보 보호 '미흡'…"인프라 마련해야"

등록 2024.05.08 09:00:00수정 2024.05.08 10: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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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1만2천명 정보 유출·경기대도 1만명

214교 중 25교는 개인정보보호 '미흡'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최근 홍익대학교에서 학생 1만2000여명의 개인정보가 다른 학생들에게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학 내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 5곳 중 1곳은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재정 악화로 보안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대학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홍익대는 지난 2일 연구활동 종사자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 6338명에게 공과대학·건축도시대학·캠퍼스자율전공·과학기술대학·게임학부·대학원 공학계열 재학생과 휴학생 1만2367명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메일로 발송했다.

유출된 정보는 학생들의 캠퍼스와 학과명, 학번, 이름, 학년, 학적, 이메일 등이다. 대학 측은 담당 직원의 실수로 자료가 잘못 첨부된 채 메일이 발송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익대는 곧바로 교육부에 보고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으며,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발송된 메일을 회수·파기하는 조치를 했다.

이같은 대학에서의 학생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경기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 1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상에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파일에는 이름과 연락처, 학번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와 국가장학금 지자 선정에 필요한 소득분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여부 같은 민감한 정보도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대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실제 학교에서 작성된 명부로,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되지는 않았으나 구글 검색을 통해 외부 열람이 가능한 상태였다.

경기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경북대, 구미대, 숙명여대, 대구한의대 등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수원=뉴시스] 경기대학교 전경. (사진=경기대 제공) 2024.05.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경기대학교 전경. (사진=경기대 제공) 2024.05.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은 전자정부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이 지정하는 공공기관으로, 교육부 정보보안 기본지침 등에 근거해 매년 정보보호 수준을 우수, 보통, 미흡, 미실시 네 단계로 나눠 진단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8일 대학정보공시시스템(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3년 정보보호 수준진단 결과'를 보면, 국공립·사립·국립대법인(서울대·인천대) 214교 중 45교(21%)가 개인정보보호 영역에서 '미흡' 평가를 받았다.

대학 5곳 중 1곳은 학생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한 상태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수' 진단을 받았다고 개인정보가 모두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1만2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홍익대도, 소득 분위 수준까지 포함된 1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기대도 모두 지난해 개인정보보호 영역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그 정보가 얼마큼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파악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유출된 개인정보가 또 다른 정보와 결합해 재생산, 거래될 위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학의 인프라는 열악한 실정이다.

서울의 한 상위권 대학 관계자는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 수준이 제고돼야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대학의 재정 문제도 있거니와 주요 의사 결정의 우선순위에 개인정보 관리 감독 문제가 비켜있다 보니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학 행정 인프라는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지만 대학의 재정이 나빠지면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들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일된 시스템 개발, 인프라에 큰 투자를 못 하는 작은 대학들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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