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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재출발…시장 공략 가능할까

등록 2024.05.08 14: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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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증권 합병 경쟁력은 '글쎄'

종금 업무로 자금조달은 수월…브로커리지·IB 성장 관건

우리투자증권 재출발…시장 공략 가능할까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10년 만에 증권업 진출을 선포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초소형 증권사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첫발을 떼게 되며 다소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한국포스증권이 펀드 판매업 외 전통적인 증권사 업무를 하고 있지 않아 사실상 인력 확보부터 인프라 구축 등 처음부터 기반을 다져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선 자회사 우리종합금융의 기존 업무를 최대한 활용해 유일한 '수신 가능 증권사'로 고객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회를 봐 추가 인수합병을 도모하는 시나리오 역시 유력하게 거론된다.

증권사 핵심 업무 안하는 포스증권, 시너지 '글쎄'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회사는 금융위원회 합병 인가 등 절차를 거쳐 3분기 내 증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사명은 과거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에 넘겼던 '우리투자증권'이 유력하다.

우리금융은 10년 내 업계 10위권 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는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증권업 재진출에 가장 빠른 길은 이미 증권업 라이선스와 인력, 인프라 등을 갖춘 증권사를 인수하는 길이지만 포스증권은 세가지 모두에서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한국포스증권은 증권사로 분류는 되지만 펀드 판매업만 영위하는 회사란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모바일 앱을 통해 여러 회사의 온라인 펀드들을 낮은 수수료에 판매하고 있어, 소위 '마니아층' 펀드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진 회사다.

최근엔 공모펀드 자금의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유출 현상이 심화되자 실시간 ETF 매매 시스템을 구축해 ETF 중개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다만 현재 가능한 사업이 펀드 판매업(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에 국한된 탓에 고객의 주식·채권 중개는 불가능하다. 증권업 라이선스에는 증권·장내파생상품·장외파생상품 각각을 중개할 수 있는 투자중개업 3가지와 장내파생상품·장외파생상품의 투자매매업, 그리고 기업금융(IB)의 증권 인수 업무가 가능한 증권 투자매매업이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이들 라이선스가 없는 상태다.

'수신 기능 있는 유일 증권사' 기회…이후 본업 성장은 과제


처음부터 증권업 기반을 닦아가야 하는 가운데 종금사 업무가 10년 간은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간 합병으로 시너지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이후 사업 시나리오는 과거 메리츠종금과 메리츠증권의 성공 모델이 답안지가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종금은 메리츠종금의 메리츠증권과의 합병 이후 남은 국내 유일의 종금사다. 종금사에게는 예금자 보호가 가능한 발행어음 사업, 즉 수신 기능이 있는데 종금 타이틀을 떼더라도 연착륙을 위해 10년 간 사업 유지를 허용해주고 있다.

포스증권을 존속 회사로 합병하면서 종금 이름은 사라지지만 합병 인가와 동시에 단기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으면 발행어음 등 사업을 10년 이내로 지속 유지할 수 있다. 적어도 10년 간은 '유일하게 수신 기능이 있는 증권사'로 자금을 조달하고 리테일 풀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과거 메리츠종합금융도 발행어음과 수신상품으로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리테일과 IB를 키워나갔다.

종금의 발행어음은 증권사 발행어음과 달리 규제가 적다.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4조원 이상만 금융당국 인가를 통해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으며, 신용공여는 자기자본 2배 이내로만 가능, 일정 비중을 중소기업 대출에 써야 하는 등 제한이 크다. 증권사 발행어음은 예금자 보호가 안되는 금융투자상품이란 점에서도 다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본업 확대는 과제로 남아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주식 브로커러지 시장과 대형사 위주로 형성된 IB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금융은 펀드슈퍼마켓 앱 기반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발할 예정이다. 포스증권은 6조5000억원의 예탁 자산과 28만명 고객의 리테일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 라이선스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요건이 높은 증권 투자매매업 기준도 자기자본 500억원 수준이며 4대 금융지주의 자본력도 큰 뒷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경쟁력 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 추가 M&A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3일 포스증권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강점을 조합하면 우리금융이 추구하는 IB와 리테일 영업의 두 날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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