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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의 '균형과 조화'…군더더기 없는 베토벤의 세계 [리뷰]

등록 2024.05.10 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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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지휘자 정명훈이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지휘자 정명훈이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지난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은 지휘자 정명훈이 빚어낸 균형과 조화의 시간이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에서 정명훈은 포디엄과 피아노를 오가며 관객을 베토벤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이날 정명훈과 도쿄 필하모닉이 선보인 연주곡은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세 대의 악기가 독주와 앙상블을 펼쳐 나가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실력있는 독주자 세 명이 필요한 데다 오케스트라와의 호흡까지 요구하는 협주곡이다.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맡은 정명훈은 악장 마다 다른 분위기로 무대를 이끌었다. 베토벤의 협주곡 중 가장 긴 1악장에선 절제된 지휘로 잔잔한 행진곡을 그려내다가 이내 빠른 손짓으로 곡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세 대의 독주 악기가 동시에 만드는 음향은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와 첼리스트 문태국의 연주에 정명훈은 완급을 조절한 피아노 선율로 세밀하게 균형점을 찾아갔다.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왼쪽부터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첼리스트 문태국.(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왼쪽부터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첼리스트 문태국.(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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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과 첼로가 경쟁하듯 도드라질 때면 한 발짝 물러나 화성의 빈틈을 채웠고,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이 필요한 부분에선 역동적인 입체감을 만들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3악장에선 세 대의 독주 악기가 격렬하게 만든 선율을 다이내믹한 강약 조절로 끌어내며 웅장한 분위기를 채웠다.

정명훈의 피아노 연주도 돋보였다. 1악장에서 낮은 음에서 높은 음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선율을 펼치다가 2악장에선 청아한 느낌으로 건반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어 두 음을 번갈아치는 영롱한 트릴과 쉼없이 연결되는 격렬한 템포로 3악장을 이끌었다.

2부에선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연주됐다. 베토벤이 남긴 작품 중 최고의 수작으로 특히 4악장의 합창은 독일 시인이자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였다. 신의 축복 안에서 사랑과 형제애를 노래하는 가사다.

바이올린이 5도씩 하강하는 서주로 시작하는 1악장. 정명훈은 자신만의 호흡대로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이 곡이 여전히 자신의 장기임을 증명했다. 때론 격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움직이는 지휘봉에 관악기와 팀파니의 터질듯한 팡파르, 현악기의 정밀한 선율이 펼쳐졌다.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정명훈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고 있다. 합창에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박승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안양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나섰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정명훈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고 있다. 합창에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박승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안양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나섰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정명훈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고 있다. 합창에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박승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안양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나섰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명훈&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정명훈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고 있다. 합창에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박승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안양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나섰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4악장. 기악과 합창의 균형이 절정을 이룬다.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박승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과 함께 안양시립합창단과 고양시립합창단이 환희의 송가를 부르자 강렬하고 힘 넘치는 희망과 투쟁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명훈은 양팔을 벌려 관객의 환호에 답했다.

도쿄필하모닉 단원들도 지휘를 마친 정명훈에게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의 공연은 11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도 열리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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