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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필리핀, 남중국해 관련 ‘통화 녹음’ 공개 신경전

등록 2024.05.10 16:54:43수정 2024.05.10 18: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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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필리핀이 약속 안지켜 공개할 수 밖에”

필, “녹음 불법이고, 내용도 조작 가능성”

[마닐라=AP/뉴시스]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막후 통화 녹음' 공개를 두고 진흙탕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3월 5일 필리핀 보급선 우나이자 메이 4호(가운데)가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으로 진입하다가 두 척의 중국 해안경비선으로부터 물대포를 맞고 있다.2024.05.10

[마닐라=AP/뉴시스]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막후 통화 녹음' 공개를 두고 진흙탕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3월 5일 필리핀 보급선 우나이자 메이 4호(가운데)가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으로 진입하다가 두 척의 중국 해안경비선으로부터 물대포를 맞고 있다.2024.05.10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이 ‘막후 통화 녹취록 공개’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은 8일 일부 기자들에게 필리핀 해군 장성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알버트 카를로스 서부군 사령관은 필리핀이 점유하고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지키는 군 초소에 대한 보급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새로운 모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서부 사령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를 담당한다.

올 1월로 추정되는 12분 분량 통화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1+1 포맷’이다. 중국이 해경선 한 척과 어선 한 척을 파견하면 필리핀도 해안경비선 한 척과 보급선 한 척만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특히 필리핀은 이 지역을 관할하는 군 초소에 음식과 물을 보급하려고 할 때 2일 전에 중국측에 통보한다는 것이다. 이 암초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다.

카를로스가 누구와 통화하는 내용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필리핀은 통화 내용의 약속을 지켰으나 지난달 27일 중국 해경선이 쏜 물대포에 어민 4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에는 무시해왔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이 막후에서 외교적으로 나눈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길버트 테오도르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8일 “통화 녹음은 반 도청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 법 위반은 “6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전직 필리핀 대법원 판사 안토니오 카르피오는 ”카를로스 제독의 동의없이 녹음된 것이라면 반 도청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육군 고위 관계자도 “녹취록은 쉽게 조작될 수 있고 녹음도 딥 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질 수 있다”며 “중국이 필리핀 서해안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하이난성 소재 씽크탱크 국립남중국해 연구소의 딩둬 연구원은 “중국이 대화 녹음을 공개하려고 하는 것은 필리핀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정치적 신의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베이징의 씽크탱크 책임자도 “필리핀은 전 정부에서 중국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중국으로 하여금 이 같은 행동에 나서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시절 맺은 ‘신사 협정’을 지키지 않고 ‘레드 라인’을 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어민들이 들어오지 않기로 한 산호초 섬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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