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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나영석PD '꽃보다' 시리즈, 변화해야할 때

등록 2016.02.01 13:21:31수정 2016.12.28 16: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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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꽃보다 청춘'으로 '꽃보다' 시리즈는 끝난다. 더 이상 '꽃보다'라는 이름으로 연작, 시리즈를 새롭게 기획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할배' '누나' '청춘', 이 3개로 계속 돌려막기를 할 계획이다."

 2014년 7월 tvN '꽃보다 청춘'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가 한 말이다. 그의 약속처럼 '꽃보다 청춘'이 '꽃보다' 시리즈의 마지막이었다.

 '꽃청춘'은 이순재·신구·백일섭 등이 출연한 '꽃보다 할배', 윤여정·김자옥·이미연·김희애 등이 여행을 떠난 '꽃보다 누나'를 이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페루로 간 40대 팀(유희열·윤상·이적), 라오스의 20대 팀(유연석·손호준·바로)이 좌충우돌 여행을 펼치면서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꽃청춘' 3번째 시리즈인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는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역대 최악에 가까운 수준이다. 조정석·정우·정상훈·강하늘이 아이슬란드의 극한 추위에서 대자연과 신비로운 오로라를 찾아 열흘간 여행을 즐긴다고 했는데, 외국 여행을 간 의미가 없어보였다.

 멤버들은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빌린 차를 운전만 했다. 도시의 풍경이 그려지거나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저 숙소에서 음식을 하는 장면이 주를 이뤘다. 카레와 닭볶음탕 등 한국에서도 충분히 해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전부였다. 이따금씩 외식하는 장면이 비춰졌을 뿐, 전통 음식·문화를 체험하는 등 여행자다운 모습은 없었다. 

 기존의 시리즈와 달리, 시청자들은 무엇을 봐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멤버들이 툭하면 상황극을 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전의 출연진이 솔직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줬다면, 이번 멤버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카메라를 의식한다는 느낌을 줬다. 서로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해주고, 콩트로 분량 채우기에 급급했다.

 이제는 제작진의 몰래카메라에 속아 갑자기 여행을 떠나는 출연자들의 모습마저 진부하게 다가온다. 인기리에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출연진(류준열·안재홍·고경표·박보검) 합류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은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나 PD의 말처럼 언제까지 '할배' '누나' '청춘', 이 3개로 계속 돌려막기를 할 것인가. 출연진이 바뀐다 해도 여행이 대중화된 시대에, 만날 똑같은 콘셉트에 여행지만 바뀌는 것은 식상하다.

 오늘로 막을 내리는 SBS TV '힐링캠프-500인', 지난해 12월 종방한 JTBC '마녀사냥' 등을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도 한때는 인기가 높았다. 프로그램 포맷이나 MC 등을 바꾸기도 했지만, 발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서 뒤안길로 사라졌다.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는 것이 축복인 이유다. 그러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다. 미련과 욕심을 버리기 어려운 것, 바로 과거의 영광이다.

 문화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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