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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름이면 외부실력자 찾아'... 대우건설 사추위의 자신감

등록 2016.06.27 15:13:58수정 2016.12.28 17: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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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이승주기자

【서울=뉴시스】이승주 건설부동산부 기자 = "채용 기간이 너무 짧은데, 내정자 들러리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

 최근 한 지인이 5일 동안 진행되는 A사 채용 공고를 보고 한 말이다. 그는 "과연 5일 동안 누가 얼마나 알고 지원하겠으며, 심사는 얼마나 꼼꼼하게 이뤄지겠냐"며 "제대로 된 실력자를 뽑겠다는 의미로 들리지 않는다. 사실상 내정자를 뽑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성공적인 인재채용에 '충분한 시간'은 필수다.

 재야의 고수가 지원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지원자 중 옥석을 가려낼 수 있도록, 지원부터 심사까지 전 과정에 충분한 시간을 둬야 한다. 이런 '시간 절차'를 축략한 채용은 구색 맞추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이번 대우건설 사장후보 재공모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 24일 '대우사장은 대우 출신만 뽑는다'는 오랜 불문율을 깨고 외부까지 후보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박 사장의 임기와 주총 소집일을 고려하면 이미 후보선임이 끝났어야 하는 시점이다. 사추위가 꾸려진지가 두달이 되어가는데 임기만료를 앞둔 이제서야 촉박하게 재공모를 진행해야만 했을까. 이 촉박한 시간 안에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를 능가하는 실력자가 추려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우건설 사추위 구성원의 절반은 이 회사 최대주주이기도 한 산업은행.

 산업은행이 관리해온 기업들은 경영진 변동이 있을 때면 묘하게도 그동안 감춰졌던 부실요소가 수면 위로 불거지곤 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불거지자 산은의 부실기업 관리능력이 집중타깃이 된 것은 피하기 힘든 업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정에서 산업은행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이 때문에 만약에 발생할지 모를 또 다른 책임론을 앞두고 '좌고우면'하는 것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하나 더 찝찝한 것은 '정피아·관피아 등 낙하산 인사 내정' 가능성이다.

 촉박한 채용은 외부 검증이 생략돼 투명성이 결여되기 쉽다. 노조는 이번 사장 재공모 발표에 "사장이 외부에서 선임되면 산업은행이나 정부의 낙하산 인사는 아닐지 노조에서도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장 공석까지 우려되는 촉박한 시일 내에 이 같은 검증이 가능할지 의문"이라 밝혔다.

 대우 앞에는 '건설 업황 침체'와 '낮은 주가'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타개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장을 뽑고자 벽을 허물었다면 해외기업 CEO나 외국인까지도 영입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산은이 모처럼 선택한 '대우사장 열린채용'이 절대 낙하산을 위한 구색 갖추기나 향후 책임회피를 위한 포석이 아니기를 확인받고 싶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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