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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남악 롯데아웃렛 개장 한달…'우려가 현실로'

등록 2017.01.22 09: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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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전남 무안의 남악롯데복합쇼핑몰 개장 한달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목포지역 상인들은 롯데아웃렛과 마트의 개장으로 우려했던 지역상권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017.01.22  parkss@newsis.com

【무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전남 무안의 남악롯데복합쇼핑몰 개장 한달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목포지역 상인들은 롯데아웃렛과 마트의 개장으로 우려했던 지역상권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017.01.22  [email protected]

아웃렛 '북적' vs 원도심·하당·남악상가 '죽을 맛'

【무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조선업이 실종되면서 지역경기가 최악인데…. 롯데아웃렛이 영업에 들어가니 생각, 그 이상입니다. 정말로 죽을 맛입니다."

 전남 무안 남악에 들어선 롯데아웃렛 개장 한달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민족의 대명절인 설과 겹치면서 남악 롯데아웃렛은 차량들로 북적였다.

 진출입 도로 양 옆에는 불법주차 차량들이 이미 점령하고, 인근 남도소리울림터와 웨딩컨벤션센터 주차장도 쇼핑몰 고객들이 몰고 온 차량들이 차지했다.

 1000여대가 넘는 쇼핑몰 주차장은 차량들이 몰리면서 주차요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이들은 아웃렛과 마트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주차할려는 고객들을 차단하느라 여념이 없다.

 건물과 가까운 주차공간에는 자리가 없어 고객들은 차량을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한 참을 걸어 아웃렛과 마트로 들어간다.

 명절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어서 그런지 아웃렛 보다는 마트로 손님들이 몰린다. 아웃렛 3층 푸드코너는 점심시간대를 실감나게 한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일부 코너는 줄을 서서 기다린다.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 2시가 넘어서자 본격적으로 고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으며, 오후 3시 유명연예인의 팬사인회장 인근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역상권 붕괴…매출 반토막

 롯데아웃렛과 롯데마트의 지역진출은 주민들의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지역상권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설을 앞둔 마지막 주말인 이날 목포역 앞 차안다니는 거리 등 원도심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롯데쇼핑몰 입점저지위 양승길 위원장은 "토요일인데도 원도심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다. 평일만도 못하다"면도 "설이 지나면 매장을 철수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롯데아웃렛 개점 이후 목포의 원도심과 하당, 옥암, 무안 남악 등 모든 상가의 매출이 급감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아웃렛에 입점한 품목과 중복된 가게는 충격을 더 심하다. 남악복합쇼핑몰이 지역상권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

 하당에서 유명 아웃도어를 운영하는 A씨는 "아웃렛이 오픈하기 전에는 주말과 휴일 500만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이 최근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20여년이 넘도록 장사를 했지만 아웃렛의 영향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고 말했다.

 A씨는 그나마 다행이다. 상권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목포역 앞 원도심의 영세·소형상가 등은 최악의 상황이다. 주말과 휴일이면 해남·영암 등 인근지역 주민들까지 롯데아웃렛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여년이 넘도록 죽을 힘을 다해 일한 덕에 가게 하나 장만해 좀 살만하니 이런다"는 B씨는 "금요일과 토·일요일 3일은 하루 마수(맨 처음 팔리는 것) 조차 못하고 문을 닫는 때가 있다"고 울화통을 터트렸다.

 ◇"중복상품 피하고·임대료 인하"…고육책 찾기 고심

 남악 롯데쇼핑몰 개장 이후 지역상권 붕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소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무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전남 무안의 남악롯데복합쇼핑몰 개장 한달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차량들로 주차장이 가닥하다.  목포지역 상인들은 롯데아웃렛과 마트의 개장으로 우려했던 지역상권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017.01.22  parkss@newsis.com

【무안=뉴시스】박상수 기자 = 전남 무안의 남악롯데복합쇼핑몰 개장 한달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차량들로 주차장이 가닥하다. 목포지역 상인들은 롯데아웃렛과 마트의 개장으로 우려했던 지역상권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017.01.22  [email protected]

 하당과 남악의 상당수 아웃도어 매장은 롯데아웃렛 개점을 앞두고 이미 문을 닫았다. 그동안 '설마'하며 느긋해하던 상인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남악롯데쇼핑몰 입점반대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입점반대 운동에 적극적이지 않던 상인들도 매출하락이 현실화되자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상인들은 업태변경을 모색하고 있다. 아웃렛과 중복되지 않는 상품판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상인은 "계절과 무관하고 롯데아웃렛과 겹치지 않는 제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변경해야 할 것 같다"면서 "한달 밖에 안돼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어 불안하지만 석달정도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상인들 만큼 하당과 남악의 건물 소유주들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도시로 대부분의 건물이 신축된 남악의 경우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없는 상황에서 롯데아웃렛까지 입점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임대했던 상인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아웃렛 여파까지 밀려오자 일부에서는 1년후 계약을 조건으로 파격적으로 초기 임대료를 없애는 고육책까지 내걸고 있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논의는 없지만 건물소유주들도 조만간 '임대료 공동인하' 등을 모색해야 되지않겠느냐는 자조섞인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접점없이 평행선…"상생방안 찾아야"

 롯데아웃렛 개장 이후 목포시와 무안군·롯데쇼핑 측의 갈등은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첨예화되고 있다.

 목포시는 법원에 아웃렛의 운영 중단을 요구하며 하수배출금지 가처분을 신청한데 이어 최근에는 롯데아웃렛 측을 검찰에 하수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시는 롯데아웃렛 측이 건축물 사용승인에 대해 무안군이 제시한 조건부 건축허가와 권고사항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무안군의 남악복합쇼핑몰 건축물 사용승인 또한 '하자있는 행정행위'로 건축물 사용승인은 취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안군은 쇼핑몰 측이 "차량 이송 등 하수처리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했다"는 상반된 입장이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하면서 전남도의 중재와 롯데쇼핑몰 측의 갈등 해소를 위한 성의있는 입장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롯데쇼핑몰 입점저지위 양승길 위원장은 "개장이 한달 지나면서 그 동안 우려했던 상권붕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전남도나 목포시 등과 머리를 맞대고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상생의 방안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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