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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품은 한일시멘트, 1위 도약…경쟁 심화될 듯

등록 2017.02.21 10: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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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쌍용양회를 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일시멘트는 레미콘사인 삼표산업과 사모펀드 등에 밀려 동양시멘트와 한라시멘트 인수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지만 마지막 매물인 현대시멘트를 깜짝 인수하면서 2전 3기에 성공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사모펀드(PEF) LK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현대시멘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일시멘트는 LK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현대시멘트 인수가격으로 63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6000억원을 뛰어넘기 힘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치를 보란 듯이 뒤집었다.

 한일시멘트는 본입찰 직전까지 인수전 참여 사실을 숨기다 막판에 거액을 배팅하면서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등 유력 인수후보의 허를 찌른 후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고 사모펀드들에 빼앗긴 업계 재편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과감한 배팅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시멘트의 이번 인수로 기존 시멘트 7대사 체제에서 6대사로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철도파업 이후로 사모펀드와 레미콘사가 장악한 해안권 3개사와 정통 시멘트업체 중심의 내륙권 3개사의 갈등이 심해졌다.

 철도를 이용해야하는 내륙사들은 영업 손실이 심했지만 반면 해운 선박을 이용한 해안사들은 반사이익을 얻으며 높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부터는 단순 시멘트사와의 경쟁뿐 아니라 레미콘 사와 모르타르 시멘트 업체들까지 주도권 뜨거운 주도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 입장에서는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가 내륙 시멘트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삼표와 드라이모르타르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마저 해안사에 내주게 된다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한일시멘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15억원, 영업이익률은 7.0%로 2014년 1270억원과 9.6%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2015년 시작된 삼표와의 드라이모르타르 제품의 단가 인하 경쟁 때문이다.

 반면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1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생산시설 효율성이 가장 높고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시멘트의 인수고 한일의 영업이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일시멘트의 이번 인수가 토종시멘트 대표 주자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사모펀드가 시멘트 시장에 들어오면서 단기간의 수익성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단순 수익창출 경영으로 인해 시멘트 시장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어야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1위 시멘트업체 쌍용양회를 토종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5위 한라시멘트를 베어링PEA·글랜우드PE 컨소시엄이 각각 인수했다.

 이에 현대시멘트마저 사모펀드가 가져갈 경우 장기적으로 시멘트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일시멘트는 이번 현대시멘트 인수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대하게 됐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26.6%로 현재 1위 쌍용양회의 22.4%를 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한일은 수도권 중심의 영업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한일과 현대가 힘을 합칠 경우 동양을 품은 유진그룹에 단독 공급 계약이 가능한 수준으로 물량이 확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하나금융투자는 다음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오는 5월 매각작업을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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