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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선언] 유럽 지도자들 "英-EU 이혼 큰 슬픔"…"벌써 그립다"

등록 2017.03.30 01: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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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주례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문건을 읽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날 유럽연합(EU)탈퇴를 공식 통보하면서, 유럽 최강국 독일의 지도자인 메르켈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2017.03.29

【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주례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문건을 읽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날 유럽연합(EU)탈퇴를 공식 통보하면서, 유럽 최강국 독일의 지도자인 메르켈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2017.03.29

【런던=AP/뉴시스】박상주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주재 영국대사를 통해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영국의 EU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는 서한을 전달하면서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은 오랜 파트너를 잃게 된 아쉬움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들 지도자들은 브렉시트 이혼 이후에도 영국과 EU가 가까운 파트너로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브렉시트 협상이 공정하고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9일 베를린에서 행한 한 연설에서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와 EU가 “가까운 파트너(close partners)”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브렉시트의 여파가 영국에 살고 있는 독일인과 다른 EU 회원국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브렉시트 이혼 협상은 영국과 EU 간 40여 년 간의 결합을 푸는 일이라면서 질서 있는 방식으로 이혼협상 절차를 진행하는 데 최우선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러 문제들이 청산되었을 때만이 우리는 순차적으로 우리의 미래 관계를 이야기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나머지 EU 회원국들은 영국과 공정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협상을 할 것이다. 영국정부 역시 이런 정신으로 협상에 접근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메이 총리도 이에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EU 탈퇴 서한을 공식 전달받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은 “우리는 이미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다”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투스크 의장은 서한을 받은 직후 “오늘이 행복한 날인 것처럼 가장할 이유가 없다. 브뤼셀이나 런던 모두 마찬가지다. 브렉시트에 찬성을 한 절반 남짓의 영국인들을 포함한 모든 유럽사람들이 그렇다. 우리는 서로 헤어지지 않고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오늘 나는 행복을 가장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그러나 브렉시트는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들을 더욱 단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미에 “여기에 무엇을 내가 덧붙일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당신(영국)을 그리워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투스크 의장은 이날 영국 정부로부터 EU 탈퇴 통보 서한을 받은 뒤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 9개월 만에 영국이 브렉시트를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마르셀로 헤벨루 지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에도 영국과 포르투갈은 1386년 윈저 조약을 통해 맺은 양국 간 오랜 동맹의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AP/뉴시스】유럽연합의 도날트 투스크 상임의장이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20여분 전에 전달 받은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 발동 서한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 3. 29.  

【브뤼셀=AP/뉴시스】유럽연합의 도날트 투스크 상임의장이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20여분 전에 전달 받은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 발동 서한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 3. 29. 

  지 소자 대통령은 “영국은 유럽의 한 국가로 계속 남게 될 것이다. 영국은 유럽대륙의 평화 및 안보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의 하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29일 트위터를 통해 “런던은 영국은 물론 유럽과 스웨덴에게 중요하다.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이 조직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방식으로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뢰프벤 총리는 “영국은 EU의 가깝고 소중한 파트너였다. 영국이 공식적으로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했다. 우리는 이제 EU와 영국 모두에게 공정한 거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건설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리 라타스(Juri Ratas) 에스토니아 총리는 “우리는 브렉시트 때문에 마비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결연하게 함께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을 애석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최우선 순위는 영국의 탈퇴로 인해 국민들과 기업들의 불안감을 줄여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영국이 EU에 '굿바이'를 고한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 앞으로 험로가 예상된다”라면서 “이혼은 질서있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크리아티아는 2013년 EU에 가입을 했기 때문에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엄청한 실수다. 브렉시트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는 우선적으로 영국에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측근이자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대표는 “역사는 브렉시트가 엄청한 실수였음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브렉시트는 영국과 EU 모두에 큰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베버 대표는 그러나 “의회는 EU를 떠나기로 결정한 영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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