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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선거' 모바일이 바꾼 대선 풍경

등록 2017.05.13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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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9대 대선 투표일인 9일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 마련된 가회동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2017.05.0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9대 대선 투표일인 9일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 마련된 가회동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트위터에서 문재인 언급량 최다…디지털 민심 바로미터
 페이스북·유튜브·카카오톡 등 모바일이 선거 환경 바꿔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에 열리며 선거를 디지털 문화 이벤트로 만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플랫폼 발달은 유권자와 접촉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했고, 이에 따라 각 캠프의 선거 전략도 단숨에 바뀌며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인증샷 열풍, 선거 당일에도 허용되는 온라인 유세, 입소문(Viral) 마케팅, 각 캠프의 모바일 특화 콘텐츠 발굴 등은 내년 지방선거, 차후 총선과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인증샷'이었다. 투표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투표 도장을 손등에 찍어 SNS에 올리는 인증샷 열풍은 '나는 의식있는 유권자'란 이미지를 전하면서 딱딱한 정치 이벤트를 축제처럼 만들어주었다. 기존에는 유명 인사와 연예인 위주로 인증샷이 유행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도입된 대선이었던만큼 투표 인증샷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검색키워드 해시태그(#)를 활용한 '#투표' '#사전투표' '#투표인증' '#2017투표했어요'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화제 키워드였다. 일부 정당과 기업은 인증샷을 찍은 이들을 대상으로 각종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투표 인증샷 등의 콘텐츠를 SNS에 자발적으로 올리고 공유하는데 이는 소위 '나는 개념있는 사람이다'는 메시지를 간편히 알리고 인정받는 좋은 기회"라며 "일부 대선 캠프에서 이같은 디지털 심리를 잘 포착해 젊은 유권자가 좋아할만한 후보의 미담, 익살스런 사진 등의 소통 콘텐츠를 만들어 SNS에 손쉽게 공유하도록 한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SNS는 선거 결과의 바로미터이기도 했다. 트위터코리아가 10일 공개한 제19대 대선 트윗 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대선 후보 TV 토론이 처음으로 시작된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트윗 언급량은 880만건에 달하며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얻었다. SNS에서도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은 셈이다. 2위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약 400만건), 3위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380만건), 4위 심상정 정의당 후보(280만건), 5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130만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월 9일 선거 당일에도 전화·온라인 유세를 허용한 점도 모바일 홍보 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각 선거캠프는 전화, 문자,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으로 유권자들에게 시시각각 투표를 독려했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날 오전9시40분 문재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공식 계정을 통해 "한사람 더! 전화하고! 한사람 더! 톡 보내주세요! 투표로 나라다운 나라 만들 수 있습니다"고 홍보 메시지를 보냈고, 오후7시에는 "기호 1번 문재인을 찍을 수 있는 기회! 이제 1시간 남았습니다"며 모바일 유세를 이어갔다.

【서울=뉴시스】추상철·김선웅 기자, 각 스타들의 인스타그램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연예계 스타들이 각자 투표를 하고 인스타그램등에 인증샷을 올렸다.  위 첫번째줄 왼쪽부터 박인비 남편 남기협 코치 부부, 배우 임수향, 모델 장윤주, 개그맨 김원효 개그우먼 심진화 부부, 방송인 현영. 두번째줄 왼쪽부터 레인보우 오승아, 가수 황치열, 방송인 전현무, 레인보우 지숙, 배우 정우성, 트와이스 정연. 세번째줄 왼쪽부터 보이그룹 빅스, 걸그룹 구구단, 배우 공승연, 배우 박신혜, 트와이스 나연(왼쪽)-지효. 네번째줄 배우 최수종 하희라 부부, 배우 유이, 걸스데이 혜리, 가수 박봄, 방탄소년단 랩몬스터. 다섯번째줄 가수 설현, 방탄소년단 진, 주영훈·이윤미 부부, 배우 한채영. 2017.05.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김선웅 기자, 각 스타들의 인스타그램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연예계 스타들이 각자 투표를 하고 인스타그램등에 인증샷을 올렸다.  위 첫번째줄 왼쪽부터 박인비 남편 남기협 코치 부부, 배우 임수향, 모델 장윤주, 개그맨 김원효 개그우먼 심진화 부부, 방송인 현영. 두번째줄 왼쪽부터 레인보우 오승아, 가수 황치열, 방송인 전현무, 레인보우 지숙, 배우 정우성, 트와이스 정연. 세번째줄 왼쪽부터 보이그룹 빅스, 걸그룹 구구단, 배우 공승연, 배우 박신혜, 트와이스 나연(왼쪽)-지효. 네번째줄 배우 최수종 하희라 부부, 배우 유이, 걸스데이 혜리, 가수 박봄, 방탄소년단 랩몬스터. 다섯번째줄 가수 설현, 방탄소년단 진, 주영훈·이윤미 부부, 배우 한채영. 2017.05.09.  [email protected]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주위에서 '투표날에 그동안 못 잔 잠을 자면서 좀 쉬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선거 당일에 더 바빴다. 오프라인 유세 빼고 다 할 수 있어서 오전6시부터 스마트폰 붙잡고 투표 독려 메시지를 보내고 페이스북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각 후보들의 SNS 활용도 역대 대선보다 단연 두드러졌다. 정치인에게 SNS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각 캠프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대선 후보들도 개인 SNS 채널로 생각과 정책을 알리는데 힘썼다. 다만 활용 빈도와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SNS를 홍보 채널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셜 자금 조달 방식인 '클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국민주 문재인 펀드'로 61분만에 329억8063만원을 모았다. 오픈마켓 플랫폼을 패러디한 '문재인 1번가'는 '대한민국 최초 정책 쇼핑몰'을 표방하며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1번가의 '정책 구매' 방식은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으로 자연스럽게 SNS 입소문을 낳았다. 이날 문재인 1번가는 메인 화면에 '5.10. 오늘부터 배송이 시작됩니다' 팝업창을 띄우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공약 실천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홍준표 후보는 평소 생각부터 대선 패배 소감까지 페이스북에 올리며 대선 후보 가운데 SNS를 개인 미디어로 가장 활발하게 사용했다. 자유한국당이 홍 후보의 연로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펼친 '홍카콜라(콜라처럼 톡 쏘는 매력의 홍준표)' '홍대(홍준표 대통령)로 가자' 슬로건과 캐리커쳐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매일 페이스북 라이브 대담을 했고, 선거 막판 때 벌인 도보 유세 역시 생중계하면서 유권자와 만나는 접점을 늘리고자 했다. 

 유승민 후보는 페이스북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지만 자녀들이 선거 로고송 '치얼 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아버지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며 유승민이란 이름을 알리는 역할을 해냈다. 심상정 후보는 선거 기간 벌어지는 재치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심스타그램'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많은 팔로워를 만들어냈다. 다만 올해 대선은 참신한 모바일 콘텐츠 전략도 중요하지만 후보 본인의 매력도와 지지율이 어느정도 뒷받침돼야 유의미한 지지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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