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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문재인 당선은 젊은 민주주의 승리…트럼프에겐 새로운 도전"

등록 2017.05.10 11: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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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참배를 마치고 시민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2017.05.1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참배를 마치고 시민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2017.05.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진보적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국 대통령에 당선된 데 대해 "젊은 민주주의의 승리"로 평가했다. WP는 그러나 문 대통령의 승리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했다.

 WP는 9일(현지시간)자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다룬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보다 강화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다음은 WP사설의 요지이다.

 9일 치러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은 부패와 무소불위 권력 남용으로 점철된 집권 기득권층의 대한 대중들의 반발에 따른 반사이익 덕이었다.

 한국인들은 경기침체와 줄어드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기회 때문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인 최순실과 함께 재벌들로부터 돈을 뜯어냈다는 스캔들이 터져나왔다. 수백 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된 뒤 투옥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보적 성향의 인권변호사였다.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박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실시된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분명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 수를 늘리고,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좀 더 온건하고 열린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박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대중들의 마음이 문 대통령에게 쏠린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문 대통령의 승리는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의 승리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승리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위상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미국 행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때론 단호하게 김정은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대화의 여지도 남겨 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좀 더 평화적인 접근 방법을 옹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대선 기간 중 한반도에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해 왔다.

 지난 달 미국은 문자 그대로 한 밤 중에 사드를 서둘러 배치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난 주 WP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적 절차를 결여했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핵 위협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는 일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대선 전 사드 배치를 단행한 것은 이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주장해온 유보적 입장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문제를 공격적으로 풀어가는 전략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해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사국인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이야기나 들으면서 뒤로 물러나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신임 대통령은 남북한 간 화해 정책을 옹호해 왔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 경협의 재개를 지지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통해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정면으로 부닥치는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WTO)이 “끔찍한(horrible)”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사드 배치 비용으로 10억 달러를 요구했다.

 이제 이런 문제들은 문 대통령의 손으로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노(no)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해왔다.

 좋은 소식은 문 대통령이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WP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만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낼 수만 있다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제재를 하고 압박을 가하는 전략이 옳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심스럽게 다룬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보다 강화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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