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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경쟁]"'알파고' 만들 수 있지만 도구 아닌 서비스 만들어야"

등록 2017.05.24 14: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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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신화/뉴시스】커제 9단(왼쪽)이 23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대국하고 있다. 2017.05.23

"개발된 도구 있으니 우리의 문제 풀고, 새로운 연구 해야"
 "소프트웨어는 1등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의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을 만들수는 있다. IBM의 경우, 왓슨을 개발하는데 10년 동안 1조원을 들였다고 한다. 하지만 흉내를 내며 따라가기만 하는 것은 쓸모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알파고를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은 24일 "도구가 아닌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된 많은 도구들이 있으니 이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풀고, 새로운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는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여러가지 기술의 집합"이라며 "소프트웨어는 1등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 결국 흉내내서 만든 것이 팔리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는 전날 열린 첫 대국에서 세계 랭킹 1위 커제(柯潔) 9단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겨줬다. 알파고는 1번기 대국에서 시종일관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며 완승을 거뒀다.

 특히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 9단에서 활용됐던 컴퓨팅 연산능력의 10분의 1만 쓰고도 커제 9단을 압도했다. 이세돌 9단에 비해 제한시간을 1시간 늘려주는 이점도 있었다.

 커제 9단은 대국을 마친 후 "(알파고의 수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인간과 인간과의 대국에서 볼 수 있던 수가 아니었다. 약점이 보이지 않았다"며 "알파고의 바둑에 대한 이해, 판단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구글의 알파고와 IBM의 왓슨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가 어렵다.

 기본적으로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 러닝은 인간의 뇌가 동작하는 방식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무작위로 설정한 가중치를 입력한 뒤에 옳지 않은 출력값이 나오게 되면 실수를 바탕으로 올바른 결과를 내기 위해 가중치를 조절하게 된다.

 왓슨은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 사람이 활용하도록 제공한다. 제안만 하고 결정은 사람이 하도록 하는 '의사결정지원'에 중점을 둔 인공지능인 셈이다.

 알파고는 바둑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지만 상용화 부분에선 왓슨이 앞선다. 또 방대한 인터넷 자료를 기반으로 한 학습을 통해 자체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왓슨이 하나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한다면 알파고는 분산컴퓨팅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즉,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은 머신러닝(기계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기술 중 딥러닝 기술 통해 훈련을 하는 방식으로 가동되지만 적용된 기술의 방식, 목적, 방향성 등에 따라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은 실생활 속에서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AI와 IoT(사물인터넷)를 결합한 스마트홈 등에 사용하고 있고, 네이버는 AI 기반의 통번역 앱 파파고를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을 통해 기기를 한데 묶어 통합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향후 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음성명령으로 제어하게 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다.

 김 원장은 "우리도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알고 있다는 것과 직접 만들면서 경험을 통해 체화된 기술력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파고의 경우 소프트웨어 기술이라기보다는 컴퓨팅 파워"라며 "분산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시스템인데 이 부분이 상당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나와 있는 똑같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기술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문제를 풀다보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다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도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인공지능을 통해 교통 문제 등 특정 문제를 해결한다는 간단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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