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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체부장관 내정] "시인 출신 일단 환영…색안경 안꼈으면" 문화계 반응

등록 2017.05.30 13:25:13수정 2017.05.30 13: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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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화체육관광부

【서울=뉴시스】박현주 박정규 이재훈 신효령 손정빈 기자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문화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인 출신'이라는 이유가 크다.

 문화계는 "시인으로서 창작자들의 심정을 헤아려줄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다. 문화를 아는 장관으로서 성과위주, 전시행정 문화예술정책이 아닌 예술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육성하는 문화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이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과학문화융합포럼 공동대표)는 "오바마, 프랑스 마크롱 등 세계적 정치인들이 문학성이 바탕이 되어 참신하고 개혁적인 정치를 하고 있는 사례에서 비춰볼 때 수 한국에서도 문학인 장관이 배출되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반겼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큰 상실감을 겪었던 연극계는 환영 일색이다. 도 장관 후보자가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주인공으로 이를 청산하는데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인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시인 출신으로 블랙리스트를 청산할 적임자"라고 봤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데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간 '블랙리스트'에 시달려야 했던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관련 업계 등에서도 주무부처의 새 수장을 맞게 된 데 대해 저마다 환영하는 기색을 내비치면서 본격적인 진흥정책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 블랙리스트로 몸살을 앓았던 만큼 "진보와 보수를 의식하지 않는 장관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보수적이나 진보적 색깔로 예술인들을 색안경끼고 보지 않고, 다양한 분야가 모인 문화부인만큼 두루, 꼼꼼히 살펴볼수 있는 장관과 문화정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그동안 국정농단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던 문체부도 새 수장이 내정되자, 한결 가벼워진 분위기다. 문체부는 오명을 씻고 새 정부의 기조에 부응해나갈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된 셈이다. 특히 현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인 도 의원이 장관 후보자가 된 만큼 기대감도 더욱 크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간사가 조윤선 장관의 위증 발언 내역을 보여주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교문위에서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고발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2017.01.11.  park7691@newsis.com

 ◇문체부, 기대 속 분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진작부터 문체부 장관 1순위로 거론돼온 도 의원이 후보자로 지명된 만큼 별다른 술렁거림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현 정부 출범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 장관으로 오게 된 만큼 그동안 각종 의혹으로 얼룩진 오명을 씻고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다른 인물은 후보자로 거의 거론되지 않아 문체부 내부에서는 도 의원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문체부가 그동안 잠잠했지만 이제 업무보고나 청문회 준비 등으로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도 의원이 장관으로 오는 걸 반기는 분위기"라며 "차분하고 꼼꼼한 스타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피해 연극계 "환영" 일색

 박근혜 정부에서 연극계 검열에 저항하는 '광장극장 블랙텐트'의 극장장을 맡아 광화문 광장에서 108일간 노숙한 극단 고래의 이해성 연출은 "블랙리스트를 조사하는데 앞장을 서 주셔서 문화예술인으로서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잘해내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가 컸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광장극장 '블랙텐트' 철거현장. 2017.03.18  realpaper7@newsis.com

 이 연출은 "특히 블랙리스트 등 문화계 전반의 적폐 청산에 도 후보자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문화 행정적인 측면에서 편의 위주가 아닌 현장 예술가들이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행정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검열 작업에 참여한 명단을 정리하는 검열백서위원회 기획위원인 김소연 연극평론가는 "관료 출신이 아닌 문화예술계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어 "블랙리스트에 대한 진상 규명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단순히 관련자 처벌을 넘어 불법과 파행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출범 전 문화예술계 400여개 단체가 더불어민주당과 맺은 공동협약에 포함된 '문화 협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줄 것도 부탁했다. 이 교수는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문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예술가들의 자유, 국민들의 문화주권, 창의적 문화 정책을 위해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출판·문학계 "이해도 높은 인물" 반색

 출판계는  "도종환 의원이 출판계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인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는 "출판계와 출판정책, 출판환경 변화를 위한 정책과 독서 진흥 등에 대해서 꾸준히 같이 교감을 나눈 사이이기 때문에 잘 해주실 것"이라며 "핵심 정책들이 출판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정책 입안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누구보다도 문화계 전체를 잘 아시는 분이 장관에 내정돼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적임자가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출판계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국민들의 도서문화 진흥을 위해서도 힘써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2월 문화가 있는 날인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비타민스테이션에서 열린 도깨비 책방 행사장이 많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달 부도 난 서적 도매상 송인서적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출판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달 마지막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마련한 행사로 25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와 온라인에서 계속된다. 2017.02.22.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photo@newsis.com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지난 정권에서 출판계와 상당히 많은 불화를 겪었는데 문화에 워낙 관심이 많았던 분이 장관에 지명됐다"면서 "신임 문체부 장관이 출판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수 시인은 "시인이 문체부 장관에 지명됐으니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은 남다르리라고 생각된다"며 "우리나라는 청소년과 노인 등 국민 자살률이 1위에 치닫고 있고 행복지수는 거의 꼴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치관을 수정하는데 앞장 서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계 "미래가치 창조 선도" 희망

 미술인들은 "현재 현재 문화계는 시급히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도기를 맞았다"며 "지원이 곧 육성라는 단편적인 문화정책이 아닌 미래가치를 창조하고 문화를 선도하는 장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준모 미술비평가(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시인출신으로 문화가 정치나 진영의 도구나 수단이 아닌 문화자체, 오롯이 문화인 그런 문화부 장관의 면모를 봤으면 한다"면서 "문화가 국민통합을 위한 공유가치로서 문화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세우는 기본에 충실한 문체부 장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미술평론가)는 "우선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행정주체인 문화부 구성원의 무기력함과 문화계로부터의 팽배한 불신을 국복하고 불식시켜야 한다"면서 "문화가 곧 국가경쟁력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이번 정권의 대선 공약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문화관련 중장기적 비전 수립과 실행방안 필요성이 강구되고 있다"고 주문했다.

 이화익 한국화랑협회장은 "미술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갤러리들도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문체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관심과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2016KIA에 온 국내외 컬렉터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따라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한진섭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은 "의외로 조각가들이 국내미술계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문화부장관 내정자로서 첫 행보가 오는 6월3일 개막하는 제7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 방문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보였다.

 ◇영화 등 대중문화계도 반가운 기색

 대중문화계도 반기고 있다. 특히 지난 정권에서 부산국제영화제 파행 운영·블랙리스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영화계는 문화인 출신 장관 지명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문화계를 아는 사람이 장관이 되는 게 문화인들이 예전부터 바랐던 것이었다. 매우 잘된 일"이라며 "큰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지난 몇 년간 침체된 영화계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영화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 영화를 가져와 한국에 배급하는 영화수입사 대표는 "문화인 출신이 장관이 지명됐다는 점에서 문화 다양성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현재 영화계의 기형적인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제동을 걸고, 작은 영화들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으면 한다"고 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도 후보자는 시인 출신으로서 문화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 정권들보다 분명히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 문화계 실상을 아는 분이 장관이 되면 우리 문화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상식적인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케이블 채널 예능 PD는 "(도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최소한 자기 검열은 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는 되지 않겠느냐"며 "그 정도만 돼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주말 영화예매 순위 2위를 기록한 2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 영화 포스터 영상이 띄워져 있다. 2017.05.27.  kkssmm99@newsis.com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블랙리스트 문제는 결국 돈 문제였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정권의 정치적 성향에 의도적으로 맞추는 작품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럼 또 다른 형태의 지원금 줄서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새 장관은 이런 문제들을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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