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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 부담 안주려 일하러가던 78세 목수 뺑소니차에 그만···

등록 2017.06.19 17:49:13수정 2017.06.19 17: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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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목공 일을 해오던 70대 노인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 사는 A(78)씨의 아내 B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주저앉았다.

 "A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남편은 끝내 숨을 거뒀다. B씨는 싸늘한 주검이 된 남편을 안고 오열했다.

 가족과 주민을 위해 헌신하던 남편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목공업에 종사하던 남편은 "출가한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고희가 넘어서도 일손을 놓지 않았다.

 "일 좀 그만하고 쉬라"는 간곡한 요청에도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남편은 이날도 전남 함평의 집 짓는 공사장에 가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에 나섰다.

 송정역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동료들과 차를 타고 공사장으로 향할 참이었다.

광산구 한 사거리의 횡단보도 주변 도로를 자전거로 건너던 남편을 SUV 차량이 갑자기 덮쳤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그대로 달아났다.
  
 A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자상한 분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지런함과 검소함이 몸에 밴 A씨는 6년 전부터 아파트 노인회장을 맡으며 이웃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담장 쌓기 등 아파트 시설 보수 공사에도 힘을 보탰고, 환경 정화 활동에도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사고 장소 주변의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짙은 회색 계열의 코란도 스포츠로 추정되는 용의차량을 쫓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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