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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학부모 2000명 초유의 항의 시위···"폐지 결사 반대"

등록 2017.06.26 13: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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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2017.06.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2017.06.26. [email protected]

광화문 사거리 거쳐 시교육청 앞까지 가두시위
"정치적 진영논리 앞세워 폐지···아이들만 희생양"
28일 서울교육청 자사고 폐지 발표시 전국적 항의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문재인 정부와 일부 진보성향 교육감이 주도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 자사고의 학부모들이 26일 집단행동에 나서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 지역 23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모임인 '자사고 학부모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정책을 철회할 것을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오전 10시께 시작한 집회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최측 추산 학부모 2300여명(경찰 추산 1500명)이 참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사고 폐지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졸속행정 우리 아이 피 멍든다', '자사고 학생은 울고 학부모는 가슴 친다', '책임지는 교육행정 자사고로 보여주자', '사교육 증가 교육부가 책임져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반대를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반대를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26. [email protected]

송수민 자사고 학부모연합회 회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자사고는 이미 8년간 안정되고 공인된 제도로 우리 사회에 이바지했으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면서 "교육감은 단 한 차례의 공청회나 학부모의 의견 수렴도 없이 자사고 폐지를 외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우리 아이들은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은 정치적 진영논리에 힘없이 당하고 있다. 일반고의 황폐화가 자사고라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 못하는 조희연 교육감은 당장 거짓된 논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회장은 "조 교육감은 정치적 진영논리를 앞세워 우리 아이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며 "자사고 폐지 정책을 당장 철회하고 즉각 자사고 학부모와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학부모 공동성명에는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자사고를 폐지하려 한다며 "교육감들이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진정한 교육자치는 학교장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할 때 가능하다. 자율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중인 세계 각국의 노력에 역행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은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반대를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 반대를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26. [email protected]

학부모들은 1시간에 걸친 집회를 마친 뒤 보신각부터 광화문사거리를 거쳐 서울시교육청 앞까지 2~3개 차로를 이용, "자사고 폐지 결사 반대", "자사고만 폐지하면 일반고가 부활하냐", "사교육 증가 자사고 탓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강북의 한 자사고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 유모씨는 "저희 학부모들도 물론 지금 혼란스럽지만 제일 힘든 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다"며 "자사고를 다니든 아니든 매일 뉴스에 자사고 폐지가 나오면 자사고에 다니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불안하고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어떤 정책으로 바뀔까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육이 백년지대계도 아니고 5년마다 정치에 따라 바뀌면 어머니들이 혼란스럽다"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 대학교에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든 무엇을 하든 불안하지 않게 학교생활을 잘 하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자사고 학생을 둔 학부모는 "학부모들은 거리에 나오는 걸 원치 않는다. (서울시교육감에) 면담을 신청했는데 안 들어준다"며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마치고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연합회가 26일 오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마치고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26. [email protected]

 
 두 자녀를 모두 자사고에 보낸 학부모는 "아이들이 불안하다보니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자주 얘기한다. 다른 나라로 이민가고 싶다는 말도 한다"면서 "민감한 사춘기인데 학교 이름이 뉴스에 안 좋게 나오면 좋아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연합회는 지난 19일 조 교육감에게 신청한 학부모 면담이 27일까지 성사되지 않을 경우 거듭 면담을 신청하고 자사고 폐지 반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28일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재평가 결과에서 폐지 방침을 발표할 경우 다른 지역 자사고 학부모들과 연대해 전국적으로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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