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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커, 美 법무부에 92억원어치 보석 제출···"1MDB 수사에 협조"

등록 2017.06.27 12: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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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1MDB(1Malaysia Development Bhd) 스캔들과 연루된 호주 출신의 톱모델 미란다 커가 지난주 810만 달러(약 92억원) 규모의 보석을 미 법무부에 제출했다. 미 법무부에 제출한 커의 보석들은 '1MDB 스캔들'의 핵심인물인 백만장자 조 로우로부터 받은 선물들로 법무부의 압류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사진은 커가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란제리 브랜드 홍보차 지난 4월 3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는 모습. 2017.06.27.

【인천공항=뉴시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1MDB(1Malaysia Development Bhd) 스캔들과 연루된 호주 출신의 톱모델 미란다 커가 지난주 810만 달러(약 92억원) 규모의 보석을 미 법무부에 제출했다. 미 법무부에 제출한 커의 보석들은 '1MDB 스캔들'의 핵심인물인 백만장자 조 로우로부터 받은 선물들로 법무부의 압류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사진은 커가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란제리 브랜드 홍보차 지난 4월 3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는 모습. 2017.06.2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1MDB(1Malaysia Development Bhd) 스캔들과 연루된 호주 출신의 톱모델 미란다 커가 810만 달러(약 92억원) 규모의 보석을 미 법무부에 제출했다. 이 보석들은 '1MDB 스캔들'의 핵심인물인 말레이시아 백만장자 조 로우로부터 받은 선물들로, 법무부의 압류 목록에 포함돼 있었던 것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커 측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커가 지난 2014년 연인사이였던 로우로부터 선물로 받은 810만 달러어치의 보석을 모두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커 측 대변인은 로스앤젤레스의 안전금고에 보관돼 있던 이 보석들을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커 측 대변인은 “수사 초기부터 미란다 커는 보석 선물들을 정부에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커는 그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방법으로 수사를 계속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커는 1MDB 스캔들 수사에서 피고인 신분은 아니다.

  1MDB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경제개발을 한다며 2009년 만든 130억 달러(약 14조6700억원) 규모의 국부펀드다. 나집 총리와 그의 측근들이 1MDB 펀드에서 돈을 빼돌려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사들이는 등 호화생활을 하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대형 스캔들로 번지기 시작했다.

 앞서 15일 법무부 차관보 대행인 케네스 블랑코는 성명을 통해 이제까지 드러난 1MDB 관련 횡령 액수의 규모가 45억 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블랑코 차관보는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돈이 (1MDB 공모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쓰였다”라고 말했다.

WSJ은 1MDB 스캔들 수사는 미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反) 도둑정치(antikleptocracy) 수사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미국 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연방(UAE)과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등이 1MDB 스캔들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7월부터 1MDB 스캔들과 관련한 미국 내 자산을 압류하기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총 17억 달러(1조9320억원) 이상의 보석을 압류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법무부는 15일 1MDB 스캔들과 관련된 5억4000만 달러(약 6096억600만원) 규모의 횡령자금을 추가로 압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는 2억5000만 달러(약 2840억5000만원)짜리 요트와 런던·뉴욕·로스앤젤레스 등지의 호화 부동산,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등이 포함돼 있다.

 1MDB 측은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나집 총리의 최측근이자 1MDB의 자금세탁 및 관리를 맡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로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어떠한 부적절한 행위가 벌어졌다는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자산을 압류하는 온당치 못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라면서 법적 투쟁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로우는 아직 1MDB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되지 않았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무렵 로우는 당시 연인으로 사귀던 커에게 4차례에 걸쳐 보석을 선물했다. 이들 보석 중에는 그해 밸런타인데이 때 로우가 커에게 선물한 11.72캐럿 하트 모양 다이아몬드 목걸이도 포함돼 있다.

 로우는 유명 보석 디자이너인 로레인 슈워츠의 작품인 이 목걸이를 129만 달러(14억6569만원)에 구입했다. 미 법무부 소장에 따르면 로우는 커에게 8.88캐럿 크기의 또 다른 다이아몬드 펜던트(380만 달러 상당)를 선물했다.

 커는 당시 1년 정도 로우와 사귄 것으로 알려졌다. 커는 지난 달 사진·영상 메시징서비스 스냅챗의 공동 설립자인 에번 스피겔과 결혼했다.

 미 법무부의 수사 과정에서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기획하고 주연한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1MDB와 연루된 레드 그래나이트 픽처스의 자금제공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레드 그래나이트 픽쳐스는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가 공동 설립자로 참여한 회사다.

 로우는 2009년부터 디캐프리오와 교류를 시작하면서 그에게 1MDB에서 횡령한 돈으로 예술품 등 고가의 선물을 안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디캐프리오 측은 1MDB와 관련된 고가의 선물들을 모두 미 정부에 반납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캐프리오가 반납한 선물 중에는 영화 ‘워터프런트’에서 말론 브란도가 수상한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도 포함돼 있다. 미 법무부의 소송 자료에 따르면 디캐프리오는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과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의 작품, 화가인 장 미셸 바스키아의 그림 등을 아지즈와 로우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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