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민 제주 도의원 "왜? 삼성이 해상풍력사업 철수하나"

제주도의회 고태민 의원(제주시 애월읍, 바른정당)<뉴시스 DB>

"포퓰리즘에 갇힌 투자정책, 규정없는 조건의무 부과" 비판
"투자 자본은 악이고 제주를 침탈한다는 도그마 생겼다" 지적

【제주=뉴시스】강정만 기자 = 제주도의회 고태민 의원(애월읍·바른정당)은 25일 오후 제35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도의 투자유치 정책이 과도하게 규제를 가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도정의 투자정책을  "포퓰리즘", "법과 규정에 없는 조건과 의무 부과'등의 표현을 써가며 전례 없는 비판을 이어가 주목을 끌었다.

고 의원은 이날 '5분발언'을 신청하고 먼저 대정해상풍력지구 지정동의안이 심사보류된 것과 관련해 “어제 풍력발전지구 지정동의안 심의 과정에서 우리나라 굴지의 삼성중공업이 해상풍력사업에서 보따리 싸고 제주에서 철수했다는 말을 들었다. 왜 떠나겠느냐”며 “먼저 투자유치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집행부를 몰아세웠다.

그는 “최근 사드 문제가 터지면서 중국관광객이 오지 않고 있다. 제주의 경쟁력이 갑자기 낮아져서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제한 조치 때문”이라며 “제주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임팩트 있는 다양한 융·복합 관광시설들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유효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투자유치는 곧 환경파괴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굳어졌다. 투자자본은 악이고 제주를 침탈한다는 식의 도그마가 생겼다”면서 “아름다운 제주를 무조건 보존만 해야 한다면 개발할 곳은 아무데도 없다”며 “인공적 수용시설 없이 자연만 있는 곳에는 관광객이 찾아 올 수 없고 경쟁력이 높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투자는 법과 규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법 테두리를 넘어서 조건을 붙이거나 월권을 행사하는 것은 위험하다. 외부에서 이의를 제기한다고 규정에도 없는 조건과 의무를 부과한다면 누가 여기에 승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고 의원은 또 풍력발전지구 지정과 관련해서도 “법적인 민원으로 처리기간이 엄연히 존재한다. 제주도의 경우는 의회의 동의를 받고 있는데 의회동의 기간과 민원처리 기간이 없다고 해서 막연하게 1~2년 이상 의회에 계류 된다면 투자할 생각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고 의원의 이날 발언은 전날 환경도시위원회에서 1년 넘게 계류 중이던 대정 및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동의안이 어렵게 상정됐지만 심사보류 결정을 내린 데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그는 “제주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예측 가능한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확보해야한다”며 “일부 외부의 주장에 흔들려 포퓰리즘적으로 나가서도 안 되고, 투자자에게 법과 규정에 없는 조건과 의무를 과도하게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제주도 투자정책과정을 지낸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평소 도가 '눈치보기식 개발사업 진행'에 대해 비판을 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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